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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최영숙 Sep 09. 2020

티티카카호 태양의 섬을 아시나요.

루나 세계여행

남미 여행 10 / 볼리비아


잉카인의 신화가 시작된 태양의 섬 Isla del sol 트레킹


아침에 눈을 뜨고 창밖을 보니 코파카바나 아침은 연한 블루이다.

호수 하얀 보트가 빛난다.

호수가 잘 보이는 베란다로 나가서 그림 같은 아침 풍경에 감탄하며 한참을 바라본다.

하늘과 호수 색이 같다.

그래서 수평선이 희미하게 보인다.

이것이 내가 수십 년 꿈꾸던 티티카카호.


티티카카호 코파카바나 항의 아침
코파카바나 항


티티카카호!

스페인어로 EL lago Titicaca.

원주민 케추아어는 TItiqaqa Qucha.

티티는 케추아어로 퓨마, 카카는 바위를 뜻한다고.

그들이 신성시한 퓨마 형상인가.

아니면 퓨마를 닮은 섬이 있어 그렇게 부르게 되었을까.

안데스를 여행하고 싶었던 가장 매력적인 단어는 설산과 푸른 호수, 소금사막, 빙하.

우리나라와는 다른 하고 다양한 자연환경때문이다.

퇴직 후에야 남미를 여행하게 되었을까.

그 답을 하려면 또 책 한 권 써야겠지.


티티카카와 태양의 섬(구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선착장으로 나간다.

이른 아침인데 주민 여럿이 벌써 출발한다.

다른 섬으로 농사일을 하러 가시나.

큰 보따리 등에 지고 어디를 가는 걸까.


9시에 아침 햇살에 빛나던 그 하얀 배에 오른다.

배는 푸른 물길을 가르며 호수로 들어간다.

1시간 20분 걸린다고 한다.


코파카바나 선착장
코파카바나 선착장
호수 위 보트

안데스 산지의 융기(세월 땅이 서서히 솟아오르는 지각 운동)로 만들어진 산 중턱의 호수.

여러 개의 강이 흘러 들어오고 빙하 녹은 물이 계속 스며드는 소금기가 약간 포함된 담수호이다.

섬이 황량하고 나무가 드문 걸 보니 건조한 기후와 바람 탓인가.

배가 가까이 지나니 새들이 호수를 차며 날아오른다.

멀리서 왔으니 춤추며 반겨주는 순간의 향연인가.


티티카카호와 섬
티티카카호와 나무가 드문 건조한 섬
여행객을 반기는 새
아침 새들의 춤사위


밝은 태양 속 눈 부신 티티카카.

잊을 수 없는 거대한 바다 같은 자연호.

남미에서 가장 높은 해발 3,800m 위치한 호수.

그냥 검푸른 바다로 보인다.


잉카제국 수도는 쿠스코이지만 잉카제국시작을 알리는 태양의 섬과 달의 섬이 위치한 곳이다.

은 그들이 조상이 잉카 문명을 시작하였다는 가장 신성시하는 장소.

잉카인의 탄생을 알리는 전설 속의 섬인 것이다.


섬이 나타나고  첫 번째 선착장을 지난다.

구릉성 산지는 계단식 경작지가 빼곡하게 개간되어 있다.


티티카카호


태양의 섬
태양의 섬

작은 선착장에 도착하여 배에서 내려

잠시 언덕을 걸으니

옛 잉카제국의 태양의 신전이 바로 나타다.

완전히 돌로만 쌓아 만든 여러 개의 방. 

유리창이 없는 직사각형 창문으로 햇비치잡초가 자라는 지붕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점차 관리가 소홀해진 탓인지 초라한 분위기이다.


태양의 신전을 살피다가 호수로 눈을 돌리

바로 맞은편에 나무가 소복한 섬이 하나 보인다.

달의 섬 Isla de la Luna.

나의 닉네임 루나(Luna).

티티카카호 페루 쪽 루나섬.

그저 '루나'라는 명칭으로 감회가 남다르다.


태양의 신전
태양섬 앞 달의 섬


멀미같이  울렁이는 고산증을 누르며 뜨거운 태양섬을 걷기 시작한다.

조금 가다가 밭둑에 앉아 쉬고 또 걷고.

온몸이 축 처지며 걷는 것이 쉽지 않다.

현지 가이드가 길가 코카잎을 따준다.

씹으면 나아질 거라고...

그러나 울렁임은  계속되고 멈추지 않았.

잠시 멈추어 웩  토하고  또 쉬고.


산자락 경사지에 작은 마을이 나타나고

서가는 가이드를 따라 마을로 내려다.

계단식 경작지에 농작물이 가득하다.

오래전부터 아메리카 원주민의 식이 되어온  감자, 콩, 옥수수 등.

아메리카 원주민의 량이 유럽을 거쳐 아시아로 들어와 지금은 우리도  먹는 감자.


잉카인의 길 트레킹
경사지를 이용한 경작지와 마을

마을의 골목길은 경사가 꽤 있어 모두 돌계단 조성되어 .

내려가는 길가에는 노점상이 줄지어 있는데 알파카나 크고 작은 수공예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부모님은 일터로 나갔는지 어린이들이 한낮 좌판을 지키고 있다.

아이들의 애절한 눈빛이 신경쓰였으나 쓸만한 물건도 아니고 짐이 까 두려워 역시 구매는 사양이다.


태양의 섬

원주민이 말하는 마을 성수 앞에 섰다.

원주민들이 신성시한 소원을 빌며 얼굴을 세번 씻으면 행운이  온다고.

우리는 차례대로 가이드에게서 건네받은 물로 세 번씩 얼굴을 적시 다시 계속 내려간다.


잉카인의 성수를 설명하는 현지 가이드


하얀 구름과 푸른 티티카카호와 햇살이 내려쬐는 항구.

이 외진곳에 붉은 지붕이  보이는  아담한 마을이 있는 것이 신기하다.


호수 위 달의 섬


이곳에서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나는 뱃속이 울렁거려 메인 메뉴를 사양하고 수프 청했다.

일행들은 바깥 파라솔 아래서 탁 트인 호수를 바라보며 식사를 하는데

나는 늘어진 으로 그래도 좀 시원한  곳이  더 나은듯 하여 식당 안에 혼자 앉았다.

 

그릇 가득한 끼누아 수프가 잎에 놓였다. 시원하게 해치웠다. 냄새로 보아  닭고기 스프 같은데 괞찮았다.

나를 처다보던 직원이 먹으라 권하여 처음엔 양했는데 는 모습을 보고 또 한 그릇을 내민다.

고마운 마음에 먹기 시작했는데 그릇을 깨끗이 비  그들이 내어준 국으로

아, 이제 배가 편해지고 기운이 다.

고산증에 볼리비아 수프가 약이다.


다시 돌아오는 길 잊을 수 없는 시원한 푸른 뱃길.

지금도 푸른 바다를 볼 때 티티카카호가 잠시 눈앞에 어른거린다.


점심 식사(끼누아 스프)


태양섬 여행기를 쓰다가 떠오르는 사건이 있다.

나는 2017년 2월에 다녀왔다.

그런데 2018년 1월에 이곳에서 한국인 여자 관광객이

잔혹하게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스에 보도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그래서 태양의 섬은 한동안 여행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누구나 설레는 가슴으로 떠나는 여행길~

첫날 비행기에 오를 때마다 약간의 불안증을 안고 시작하지만

 이의 여행길이 안전하길 기도한다.



해발고도 3,600m의 고산 수도 라파스 이동(4시간)


코파카바나에서 라파스를 향해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티티카카호를 등지고 다시 내륙으로 들어간다.

버스가 너무 낡아 의자 등받이가 찢어져 있고 특유의 버스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버스는 덜컹거리며 포장, 비포장 도로를 번갈아 달린다.


코파카바나에서 라파스 이동(구글 지도)
티티카카호

1시간쯤 지났을까.

갑자기 차에서 내리라는 현지 가이드.

쌀쌀하니 겉옷을 잘 챙기라 하고 먼저 내린다.

영문을 모르고 뒤따라 내렸는데 작은 보트를 타라.

티티카카를 한 바퀴 더 돌려고 그러는가.

라파스로 가는 중인데...

그런데 상황을 보아하니 보트를 타고 호수를 건너 반대편으로 이동한다.

사람은 보트로 이동하고 버스는 작은 바지선에 올려 호수를 건너야만  하는 상황이다.


아하, 다리가 없구나.

이곳을 지나는 이는 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호수가 페루와 볼리비아의 국경이라서 돌아가는 다른  길도 없고

 길은 사람과 차를 분리하여 건너야만 한.



San Pablo de Tiquina (사람은 보트, 버스는 바지선으로 건너는 도로)


볼리비아는 바다가 없는 내륙국이다.

1532년 스페인 침입 이후 광산 자원은 고갈되고 19세기에 독립은 했지만 내륙국으로 고립되어 가난을 면치 못하는 불안정한 나라이다. 영상으로 멋진 자연과 옛 유적지를 보며 꿈을 키우던 여행지인데 꼭 필요한 다리 하나를 건설하지 못하다니...


마을 안내 간판

호수를 건너서 화장실 볼일 보고 버스가 건너오기를 기다리는데

가이드님 2명이 부족하다고 한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잠시 긴장 모드. 어디로 사라졌지?

한참 찾았는데 실실 음 띤 얼굴로 나타났다.


차에서 모두 내릴 때 맨 뒷자리에서 잠자고 있던 두 사.

그들은 깨우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 보니 차 안에는 둘만이...

모두 어디로 갔지?

기사분이 내리라 하 내 했는데

여기가 어디지? 일행들은 어디로 갔?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대부분 사람들이 보트를 타고 건너는 분위기라서

에라 모르겠다. 보트를 탔다...



호수를 보고 있으려니 보트와 바지선이 계속 버스와 손님을 실어 나른다.

과자와 음료를 파는 길가 좌판을 보니 우리 흔히 먹는 과자들이다.

그리고 노란색 잉카 콜라와 옥수수 뻥튀기도 있다.


다시 냄새나는 털털이 버스를 타고 라파스를 향해 황량한 벌판을 달린다.

그래도 타고 갈 수 있는 버스가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노점상의 군것질 거리


라파스 근처에 다다르이곳 역시 어린 시절 장날 모습.

도로변 상가나 지나는 주민 모습이 어찌 그리도 생기가 없는지.

우리가 70년대에 벌였던 스마일 운동해야겠다.

가무잡잡한 얼굴색 문일까.

표정들이 어둡다.


울퉁퉁한 길 털털거리며 돌고 돌아 호텔에 도착했다.

해가 지면 밖에 나가지 않는 것이 남미 여행의 원칙이다.

버스 냄새가 몸에 밴 듯하여 샤워부터 더니 고산증도 적당히 사라졌다.

태양의 섬 트레킹으로 고산지역에 적응이 되어 몸이 안정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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