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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최영숙 Sep 06. 2020

갈대로 엮어 만든 섬 우로스 Uros

루나 세계여행

남미 여행 8/페루


티티카카 Titicaca호 우로스 Uros 섬 보트 투어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무겁다.

고산증 증세이리라.

해발 3,800m에 위치한 고산 지역이라 더욱 그러하다.

그래도 식사하고 움직이니 피로가 좀 풀렸다.

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죽는 줄 알았다.
오늘 오전 목적지는 푸노에서 가까운 우로스 섬이다.

서쪽은 페루, 동쪽은 볼리비아에 속한다.

즉 티티카카호가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이다.


푸노와 티티카카호(구글)


호숫가 원주민 마을인 우로스로 들어간다.

호텔에서 출발해서 잠시 후 선착장에 도착.

이른 아침이라서 여행객이 별로 없어 바로 보트를 탔다.

안데스 산지와 티티카카호는 정말 오랜 나의 꿈의 여행지.

잔잔한 호수 위를 보트가 미끄러진 듯 전진한다.

여고시절 교과서에서 처음 보았던 티티카카호.

하늘색과 물색이 너무 곱다.


푸노 선착장
선착장 여행사
선착장
푸노와 티티카카

보트에서 원주민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티티카카' '티티칵-카' 그가 하는 대로 발음을 따라 하며 배는 앞으로 나아간다.

토토라라 불리는 갈대숲이 나타나고 배는 숲 사이로 들어선다.

섬 마을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갈대이다.

섬 자체가 갈대로 만들어 유지되므로.


푸노-우로스를 왕복하는 배


우로스 왕복선
우로스 토토라


우로스 섬 주민들의 삶에 꼭 필요한 토토라.(일종의 갈대)

지금이 2월(남반구라 여름)인데 토토라 수확기인 듯 누렇게 익어 있다.

멀리 갈대밭 끝자락에 인공섬 우로스가 줄지어 있다.

청정 하늘에 구름도 두둥실.


바람은 좀 세게 불어도

사방이 잘 보이는 보트 2층에 올라 내내 티카카호를 달렸다.

드디어 우로스 마을이 하나 둘 나타난다

인공섬이 약 40여 개.

원래는 스페인 침입 시 주민들의 피난처였으나 지금은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마을이다.


갈대밭을 끼고 끝자락에 집들이 즐비하다.

모두 풀로 엮어 만들어진 마을.

뱃길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마을이 장난감이다.

배가 지나면 웃음 띤 얼굴로 손을 흔든다.

들어와서 쉬어가라는 신호이다.

그리고 이것이 유일한 그들의 경제 활동이다.


우로스 섬 갈대밭
티티카카호 우로스 섬
전통 가옥

마을 모두가 물 위에 떠 있는 섬으로 집과 마당, 살림 도구, 전통배 등 모두 토토라를 엮어 만들었다.

열렬히 환영하는 주민의 눈빛에 우리는 한 섬에 배를 대고 내렸다. 섬 입장료는 투어비에 포함되어 있다.

대문을 거쳐 들어가니 마당에 토토라를 두껍게 깔아 푹신푹신하다. 주인의 안내를 받으며 자리를 잡고 앉는다. 커다랗게 입 벌린 물고기 모양의 초소. 적의 칩입을 감시하던 전통적인 전망대이다.


도착한 섬
마을 모습


마을의 형성과정과 토토라를 이용하여 섬을 만드는 과정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토토라로 엮은 작은 모형들을 이용하여 섬을 만드는 과정도 보여준다. 토토라 여러 덩이를 묶어 호수 위에 띄웠기에 시간이 지나면 썩기 때문에 물이 올라오기 전에 매년 새로 다듬어 얹어야만 한단다. 우리도 초가집에 해마다 이엉을 엮어 새로 옷을 입히듯이 그들도 해마다 마당도 집도 새롭게 단장을 한다.

 

마을 주민 브리핑
토토라를 엮어 섬 구성


이쁜 사모님이 갑자기 곰 세 마리 노래를 부르신다.

곰 세 마리가♫♬  한집에 있어♫♬

엄마곰♫♬ 아빠곰♫♬  아기곰...♫♬


한국 관광객이 가르쳐준 노래란다.

함께 손동작까지 하며 '곰 세 마리'를 불렀다.

한국 관광객이 그리 많이 다녀갔나.

지리 교과서의 사진에서 보았던 그 배다.

토토라를 엮여 만든 티티카카의 반달형 전통배.

생활 용품을 미니 사이즈로 만들어 샘플로 모셔 놓았다.


토토라 먹어 볼 사람~ 손 들어 봐요.

저요.

싱싱한 토토라를 받아 들고 한 입 베어 물고 씹어 보니

초등학교 하굣길에 맛보았던 옥수숫대처럼 단맛이 느껴지며 시원하다.


섬 하나에 몇 가족이 함께 산다.

한 바퀴 돌며 핸드 메이드 기념품도 살펴본다.

그러나 솔직히 살만한 물건은 없었다.

그런데 여기에 태양열을 이용하나.

집열판이 보인다. 전기를 사용하는구나.

어린 시절 이웃 어른을 닮은 그녀와 함께 잠시  화려한 의상을 갈아입고 어여쁜 원주민이 되어 본다.



이곳에 오면 당연히 전통배를 타야 한다며 권하였으나

일행들 다수가 싫다며 거절하였다. 당연히는 아니지.

그런데 그다음 미안한 마음이 속에서 올라온다.

호수 위를 떠 다니는 멋진 배가 예쁘긴 하다.

토토라를 엮어 만든 재미난 표정의 배, 저절로 얼굴 가득 웃음을 띠게 된다.


티티카카 전통배

푸른 하늘, 흰 구름

그리고 토토라를 엮어 만든 섬 마을.

다시 배를 타고 두 번째 섬으로 이동했다.

볼일을 보려고 내렸다.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나오는데 갑자기 나타나 손을 내미는 소녀가 있다.

들어갈 때는 보지 못했는데...


점점 생활고로 힘들어지는 이곳 주민들은 관광객 주머니에 의존할 수밖에 없나 보다. 측은지심은 발동하나 결정적인 순간에 왠지 나의 친절도 안으로 자꾸 숨어 버린다. 이곳은 작은 매점과 음식점도 있고 식당 왼쪽 사무실에서 우로스 섬 방문 스탬프(1 솔)를 찍어 주는 곳이다. 기왕 내렸으니 스탬프도 받아야겠지.


방문 스탬프 받음



돌아 나오며  아쉬움에 뒤를 돌아봤는데 치마를 널어놓은 모습이 특이하고 재미있다.

남미 여인들은 치마를 여러 개 겹쳐 입는다.

전통적으로 보통 치마를 3~4개나 입는다.

그것도 널린 모양처럼 360도 원형의 치마를.

그래서 여인들 대부분 더욱 둥글고 뚱뚱하게 보인다.




다시 푸노를 향하여 배를 돌린다. 부산의 애교 넘치는 이쁜 언니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잠시 기분 들떠 뱃놀이에 춤까지. 으쌰 으쌰. 좁은 배에서... 티티카카 호를 빠져나오다가 선착장 도착 전 중간에 보트에서 내려 점심 식사를 하였다.

식당 정원이 아기자기 잘 꾸며져 있다. 송어 스테이크와 파스타 중 골라 먹었다. 이곳 호수에서 송어를 양식이 일반적이다. 이곳의 중요한 식량 자원이다. 그런데 양념이 소박하여 직화 구이를 해도 생선의 비린 맛 때문에 좀 비위가 상하여 나는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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