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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최영숙 Aug 30. 2020

잉카인의 콘도르 마추픽추 Machu Picchu

루나 세계여행

남미 여행 6/페루/마추픽추


잉카 마을을 걷다.


페루 쿠스코에서 북서쪽으로 약 80km 거리에 위치한 안데스 산지 해발 2,400m에 위치한 잉카 문명 유적지.

잉카인이 숭배하던 콘도르가 양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모습의 도시란다. 그곳 마추픽추를 가기 위해 어제 우르밤바에 도착하여 하루 묵었다.


아침에 일어나 방을 나와 보고 깜짝 놀랐다.

호텔 정원이 나무와 꽃으로 가득한 천국이다.

어제 밤늦게 도착해서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 줄 몰랐다.

2 건물을 끼고 정원이 아름다운 아담한 호텔.

식사 전 밖으로 나가 정원을 산책한다.

꽃을 가만 살펴보니 모두 요즘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꽃들이다.

늘 보던 꽃들을 여기서 보니 신기하면서 반갑다.

꽃밭에서 이제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임을 실감하는 오늘이다.


마추픽추 가는 길(우르밤바-오얀따이땀보-마추픽추)


우르밤바 호텔Hotel Agustos Urubamba


버스에 올라 드디어 마추픽추로 출발한다.

고갯길을 구불구불 돌고 고개 넘고 옥수수 밭과 감자 밭을 지난다.

길가 허름한 상가도 보이고 알록달록 집도 보이고

스치는 풍경은 그저 흙벽에 꾸밈없이 소박하다.


드문 드문 마을이 보이더니 갑자기 마을 크기에 비해 큰 규모의 시장이 나타났다.

커다란 지붕이 나름 멋지고 사람이 북적인다.

우리의 옛 장터 모습이다.

바닥에 야채가 너부러져 있고 사람들은 물건 고르느라 바쁘다.


도로변 민가


드디어 마추픽추행 기차를 타는

오얀따이땀보 Ollantaytambo에 도착했다.



먼저 전통 마을 구경하기로 했다.

오얀따이땀보 광장에서 버스를 내려 마을로 들어선다.

마을을 둘러싼 급경사지에 계단식 경작지가 보인다.

계단을 오르는 트레킹은 무릎을 생각해서 쳐다만 본다.


오얀따이땀보 전통 마을
오얀따이땀보 전통 마을


경작지 옆 더욱 오르기 힘든 절벽에 곡식창고.

1년 농사를 수확하여 보관하던 귀한 창고이기에

누구의 손도 함부로 닿지 않도록 저렇듯 절벽에 지었다는...

창고는 지붕을 복원한 모습이다.

산지를 개간하여 사용한 그들의 생활 모습이 엿보인다.


전통 마을 안에는 공예품을 파는 상가가 이어져 있다.

어른도 아이도 물건을 들어 관광객에게 내민다.

바닥에 다리를 쭉 뻗고 편히 누워 자고 있는 개들.

페루 볼리비아에서 흔히 보이는 길거리 풍경이다.


진열된 상품 옆 문으로 들어가면 민가를 구경할 수도 있다.

문이 열린 민가에 들어서니 그을음으로 시커멓고 캄캄한 부엌이다.

꾸이 Cuy가 여러 마리 아궁이 주변에서 놀고 있다.

우리나라 토끼보다 작고 쥐보다는 크다.

육류가 부족한 안데스 산지의 주민들에게 귀한 식용 동물.

보통 통째로 요리를 해서 접시에 놓으면 그 모양이 그대로 보이니 쉽게 젓가락이 가지 않는 음식이나

먹으면 고기 맛이라고.


전통 마을을 둘러보고 잘 조성된 수로를 낀 골목길을 빠져나온다.

발 끝에 닳고 닳아 반질 돌이 깔린 골목과 골목을 따라 졸졸 흐르는 작은 냇물이 흐르는 마을이다.


오얀따이땀보  전통 마을 상가
상가 뒤 열려 있는 문이 꾸이가 사는 부엌
 전통 마을 포장 도로


나에게는 구경거리이지만 그들에게는 일상이고 삶 그 자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삶은 관광객을 상대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이 그들의 유일한 자원이라면 그럴 수밖에...

마을을 둘러보고 오얀따이땀보 역으로 이동한다.

산속 마추픽추 유적지로 올라가려면 이제 기차를 타야 한다.


오얀따이땀보 기차역


황토색 물이 흐르는 우르밤바 강을 따라 기차는 마추픽추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교차로에서 돌아오는 기차를 만나 손을 흔들고 차창밖으로 핸드폰을 내밀어 우르밤바를 담는다.

위험한 행동일 수도...  여기서 핸드폰을 놓치면 큰일.

멤버들의 눈총을 받으며 가끔 이성을 넘는 행동이 나오기도 한다. 

사진보다 여행이다.


마추픽추로 향하는 잉카 트레일


시속 40km. 1시간 30분 달린다.

종점 아구아 깔리안테스Aguas Calientes에 도착했다.

마추픽추가 세계적 관광지가 되면서 성장한 밀림 속 작은 마을.

숙박 시설이 즐비하 물가가 비싼 곳이다.

마추픽추 역이다.


마추픽추 역(아구아 깔리안테스)

여기서 다시 셔틀을 타고 마지막으로 20여 분 비포장 Z 모양의 커브길을 올라가야 마추픽추가 나온다. 이곳에서 걸으면 약 2시간(약 9km). 마추픽추를 찾는 이들에게 아주 잘 알려진 트레일인데 우리는 셔틀버스를 타고 오르기로 했다. 광장을 지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광장 옆 건물에서 비를 피하며 그치기를 기다렸다. 맑은 날씨에 갑자기 웬 비가 내리나. 목적지 마추픽추로 가려면 안데스 산지 급경사 비포장 도로를 꼬불꼬불 올라야 한다. 엉덩이가 들썩이는 덜컹거리는 버스로 올라 드디어 매표소에 도착했다. 매표소 입구는 마추픽추를 보기 위해 도착한 각국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원주민들도 꽤 눈에 띈다. 하루 오전과 오후 400명만 입장한다고.


마추픽추 오르는 길
셔틀버스
마츄픽츄 매표소

걷는 동안 부슬비도 그치고 입장.

잠시 걸으니 교과서에서 보았던 그림이 눈앞에  나타났다.

드디어 왔구나~

안데스 산지 잉카인의 마추픽추다!

세계 복합유산(자연+문화유산)으로 잉카인이 세운 수수께끼  공중 도시.


 잉카인의 공중 도시와 와이나 픽추


흔히 교과서에 위 사진이 마추픽추로 소개되어 있는데

도착하여 설명을 들으니 앞에 보이는 큰 봉우리는 와이나 픽추다.

와이나 픽추는 원주민 케츄아어로 젊은 봉우리.

쳐다보니 경사가 가파르고 높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리라.

이곳을 오르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와이나 피츄 반대쪽의 아직 구름에 휩싸인 봉우리가 마추픽추란다.  

깎인 세월이 길어 좀 더 낮은 늙은 산봉우리이다.


마추픽추와 잉카 도시


두 개의 산봉우리 사이에 고대 잉카인의 도시.

경사지에 돌담을 쌓아 만여 명의 인구가 자급자족했다고 추측하는 옛 마을이다.

신전일까. 왕의 여름 휴양지일까. 

스페인 침략 시 마지막 피난처였을까.

도시가 아니라 순례 중심지였다는 설도 있다.

도시 전체를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잉카인이 신성시하던 콘도르가 날개를 펴고 그들이 소원하던 꿈을 싣고 날아가는 모습.

하늘을 지배한다고 여기는 콘도르를 도시 구조의 기본으로 삼은 것일까.


콘도르가 날개를 펼친 모양의 잉카 도시 마추픽추


버스 타고 올라올 때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도착하니 비 그치고 구름이 산 허리에 걸려

더욱 신비스러운 풍경을 보여준다.

1533년 스페인 정복으로 멸망한 잉카 제국.

500여 년 밀림 속에 묻혀 아무도 그 존재를 몰랐는데 

1911년 미국 탐험가 하이럼 빙엄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우르밤바 강과 절벽으로 둘러싸인 안전한 위치의 마을


마을은 산 중턱에 위치한 급경사 지형과

마을을 둥글게 휘도는 곡류천 우르밤바 강 때문에

방어상 자연 요새에 위치한 마을이다.


아래쪽 어디에서도 잘 보이지 않고

강과 절벽으로 둘러싸여 함부로 들어서기 힘든 지형.

도시를 건설한 그들의 지혜는 완벽했다.


급경사에 정교한 축대를 쌓아 경작지를 만들고

그곳에서 생산되는 식량으로

도시 주민의 식량을 자급자족했을 거라는.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신전과 주거지.

광장을 중심으로 왼쪽은 신전과 서민 거주지.

오른쪽은 귀족 거주지였단다.


정교한 경작지 돌담
마을의 중심 중앙광장

망지기의 집을 기준으로 양쪽을 보면

한쪽은 와이나 픽추.

그 반대편에 마추픽추가 있다.


스페인 침입 때 마지막까지 마추픽추에 남아

이 도시와 끝까지 운명을 같이 했다는 '태양의 처녀들'.

100구의 여성 미라가 발견되어 그곳에 세워진 기념비가 있다.

이름도 없이 희생된 처녀들의 영혼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스페인 침입으로 싸우던 남자들이 모두 죽고 여성들만 남았던 것일까.

아니면 원래부터 이 도시가 여성 왕국이었던 걸까.

명확한 해석은 아직도 찾아보기 어렵다.


잉카 언덕에서 잉카인의 돌담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간식으로 배도 채우고 사진도 찍으며 잉카인이 되어본다.

인증 사진고...


망지기의 집


휴식을 취하고 도시 답사를 시작한다.

이제 언덕을 내려가 잉카인의 도시 속으로.

도시를 한 바퀴 돌며 해설도 듣고

잉카인의 손으로 다듬고 쌓은 돌도 만져 보며

마을 산책다.

한가로이 마을을 지키는 야마를 만났다.

관광객을 위해 풀어놓고 키우는 듯하였다.

바나나를 선뜻 맛나게 받는다.

오물거리며 귀여운 입으로 잘 받아먹는다.

이곳에는 원주민 가족 여행자도 의외로 많았다.


마을 입구
중앙 광장


야마와 데이트


유적지 꼭대기에 화강암으로 깎아 세운 인티와타나 Intihuatana.

인티는 케추아어(잉카인)로 태양, 와따 나는 연결.

태양을 붙잡아 두는 성스러운 기둥.

천체의 움직임과 절기를 알기 위해 세운 일종의 해시계.

해의 방향에 따라 생기는 그림자가 하지와 동지를 알려주고


신전
인티와따나Intihuatana(해시계)

태양의 신전을 지나고 광장을 밟으며 돌아 나온다.

그런데 아니 이것이 무어냐. 그냥 지나칠 뻔했다.

산비탈 계단식 경작지의 통로 사이에 관개를 위한 수로.

바위틈에 돌을 쪼아 만든 섬세한 물길을 보니

자세히 살펴보며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가느다란 물길을 따라 물이 모이는 웅덩이가 만들어지고

주민들은 모아진 그 귀한 물을 바탕으로 이곳 생활이 가능했으리라.

물이 귀한 산 중턱에서 돌 위로 유로를 만들어

한 방울 물을 모으던 그들의 지혜로운 삶은 어디로 이동했을까.


수로에 감탄하며 잉카 골목을 걸어 콘도르 신전까지 이동하였다.

콘도르 신전은 자연석에 덧 붙여 날개를 편 거대한 콘도르 모양이다.

검은빛을 띤 콘도르 모양의 신전과 지하 감옥이 함께한다.

신전 앞에 서니 거대한 검은색 화강암 덩어리이다.

그 위에 돌을 쌓아 만든 삐죽한 날개 모양이 압권이다.

큰 바위 사이에 그  입구가 매우 좁으며 컴컴하여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다.

지하는 감옥이나 무덤이라 추측한다는데.



  

자주 비가 내리고 구름이 중턱에 머무는 곳.

비록 좁디좁은 계단식 경작지이나 층층이 수확이 가능했을 소중한 땅.

침략이 어려운 지리적 위치와 우르밤바 강에 기대어

이곳을 잉카인의 중요한 성지였음을 확인한다.

햇살이 반사되는 계단이 멋진 풍경화다.

경작지 끝자락 집은 곡식 창고이리라.

아니 농민의 집일 수도.

지붕을 복원해 놓은 모습이 색다르다.


계단식 경작지
지붕을 복원한 농가와 곡식 창고

산 허리에 구름이 머무는 마추픽추를 한 바퀴 돌았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도시를 건설한  이유와 텅 비게 된 지금을 다시 생각해 본다.

언젠가는 수수께끼가 하나씩 풀리겠지. 이곳의 역사를 더 공부해야겠다.





다시 버스로 아구아 깔리안테스로 돌아와 식당으로 직행했다.

송어 스테이크가 나왔는데 내 입맛에 별로다.

직화구이임에도 역시 생선 비린내가 난다.

함께 나온 감자튀김과 야채만 골라 먹고 스테이크는 그냥 남긴다.





아구아 깔리안테스에서 쿠스코로 돌아가는 길.

우르밤바 강을 따라 마을과 농경지가 나타나고

고개를 넘고 돌며 이곳이 고대 잉카인의 삶의 상상해본다.

태양신을 받들며 이곳 산과 들에서 생명을 이어갔을 그들.

우르밤바 강과 옥수수 들판과 골짜기 아래 마을이 보인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풍경이다.


오늘 쿠스코, 마추픽추, 잉카인의 안데스를 보았다.

중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보았던 마추픽추를 오늘 눈으로 구경하였다.

그대여!  희망의 꿈을 놓지 마시길.

꿈을 꾸면 언젠가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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