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땅을 돌보시어 열매를 풍성히 맺고 매우 비옥해지게 하십니다"
자주 가는 구내식당이 있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줄이 길어 보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식권 1장 가격이 5,000원 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6,500원으로 숫자가 바뀌어 있다. 이마저 이 근처 다른 식당에 비하면 가격이 낮게 책정되어 있다고 생각했는지 점심 절정 시간이면 약 100미터 이상 내 눈짐작으로는 족히 약 200명 정도는 줄을 서서 맨 끝의 사람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긴 줄이다. 내가 다른 때보다 좀 이른 시간인 점심 절정 시간에 와서 그런지 한참 동안 기다린 후에야 겨우 내 차례가 돌아왔다.
인근의 다른 식당들의 메뉴판 가격을 보면 12,000~18,000원 심지어 20,000원 그 이상도 수두룩하다. 점심 한 끼 가격이 이렇게 비싸도 손님이 있느냐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나를 세상 물정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창가로 비치는 여러 식당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대기 손님들로 북적인다. 유행가 가사 말처럼 참 "세상은 요지경"이다. 어찌 되었든 나는 고급 레스토랑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강남 한복판에서 5~6가지 반찬이랑 국이며 깔끔한 구내식당에서 6,500원으로 점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이 상황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모르긴 해도 이런 와중에 또 어떤 사람들은 한 끼의 식사를 위해 편의점에서 1,000~2,000원 하는 라면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실직 청년들과 장년층들도 적지 않게 보인다. 어쩌면 어떤 이들에겐 점심 한 끼를 라면으로도 채우지 못해 물로 배를 채우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대기 줄에 서 있으면서 별의별 생각이 다 지나가면서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불경기와 부익부 빈익빈의 차이를 더욱 실감하게 된다.
가끔 TV를 보다 보면 방송 광고와 자막으로 소개되는 대표번호가 나오는 유니 OO , 세이브 OO, 월드 OO와 같은 귀에 익숙한 자선 단체들이 월 OO라며 구호의 손길을 내민다. 하지만 이들 단체의 간절한 노력에도 오늘 이 시간에도 이들의 광고가 나오는 것을 보면 기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으리라 짐작한다. 안타까운 광경은 화면에 비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허기가 졌든지 등과 배가 붙어서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은 처참하기 이를 데 없다.
이들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에게는 오늘 점심 한 끼의 굶주림이 아니라 하루하루가 전쟁 같은 고통스러운 날이 계속되고 있다. 옛 속담에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빈곤은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 문제가 어렵기는 하지만 나라들이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현실이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와 세계의 여러 나라들이 경험하고 있는 일들을 보면 그러하다. 이를테면 우리 사회는 먹고 남은 음식물쓰레기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너무 많이 먹어서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점심 비용의 몇 년 치에 해당하는 엄청난 비용을 때보다 가며 갖은 애를 다 쓰고 있다. 이외에도 각국 선진국들은 자국의 넘쳐나는 곡물들의 가격이 내려갈세라, 갖다 버리면 버렸지! 굶어 죽는 이들에게 보내지는 않는다.
이처럼 지구촌에는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양극단의 현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가난과 굶주림의 문제는 유엔과 각국 정부들의 노력은 그 한계가 보인다. 그러므로 하루속히 세상의 모든 사람이 경제적인 고통에서 벗어나서 편안하게 점심 한 끼를 해결하고, 가난과 굶주림에서 벗어나는 때가 오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시편72:16 "곡식이 땅에 풍부하고 산들의 꼭대기에도 넘칠 것이며"
시편65:9 "당신은 땅을 돌보시어 열매를 풍성히 맺고 매우 비옥해지게 하십니다.하느님의 시내에는 물이 가득하고 당신은 그들에게 곡식을 마련해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