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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처럼 May 16. 2023

'양양'예찬

한 폭의 수묵화를 보고 나서

'양양"은 참 멋진 곳이다. 욕심쟁이처럼 아름다운 바다와 산을 동시에 가졌기에 누군가 바다를 고집하거나 산을 고집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동시에 만족하게 해 주기에 충분한 곳이다. 우리가 머물기로 한 펜션 주변의 먼 산을 보니 원근에 따라 녹색의 짙고 연함이 구름과 어우러져 마치 커다란 한 폭의 수묵화를 보고 있는 것처럼 착각에 빠질 정도이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 펜션 근처에 아내와 난 산책을 나섰다. 이곳은 자동차 소리와 인적이 끊어진 조용한 곳으로 숲속에서 전해지는 진한 나무 향기와 상쾌한 공기가 기분을 좋게 한다. 그리고 근처 개울에서 나는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는 우리가 편안한 안식처에 와 있음을 실감케 한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우리 가족은 양양의 바닷가로 향했다. 월요일 오전 시간이라 그런지 바다는 인적이 드물어 고요하여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준다. 태곳적부터 이어졌을 파도의 밀려옴과 부서짐의 횟수를 셀 수 없음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굳이 사진작가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아무렇게나 찍어도 한 폭의 그림 같은 멋진 자연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탄을 자아낼 만하다. 저 넓은 바다와 물을 담을 큰 그릇도 없는데 쏟아지지 않는 엄청난 양의 바닷물은 외경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눈을 들어 저 멀리 펼쳐진 수평선과 맞닿은 하늘엔 흩어진 조각구름과 멋지게 조화를 이룬다.


잠시 후 바다와 헤어질 아쉬움에 우린 유명한 하조대로 향했다. 조금 전 느꼈던 해수욕장 바다의 아름다움과는 또 다른 감동이 전해진다. 자연이 빚어낸 기암괴석과 속살을 드러낸 푸른 바다가 매우 인상적이다. 바다 지척엔 짝을 이룬 두 마리의 바닷게가 바위 위로 산책을 나서 한가로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저쪽 바위 위에는 홀로 감상에 젖은 이름 모를 바닷새 한 마리가 먼 해변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렇듯 우리의 자연은 말이 없다. 그러나 무언의 가르침으로 우리에게 교훈한다. 잠잠히 있고 더욱 겸손해지라고 알려준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신 위대한 창조주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옵기37:23 "우리는 결코 전능자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그분은 능력이 크시며+자신의 공의와+ 풍부한 의를+ 범하시는 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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