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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숲을 그리다...조명식 '프네우마 판타지'

by 데일리아트
서울 신사동 갤러리PAL에서 24일까지
작가의 몸과 붓과 물감이 하나 되어 그려낸 신화적 숲

인간에게 숲은 초월적 존재다. 신화와 전설 그리고 신비한 이야기들이 숲에서 무수히 태어났다. 또한, 숲은 생명을 품고 키우는 생성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 숲의 의미를 담은 작품으로 꾸민 서양화가 조명식의 개인전 ‘프네우마 판타지(Pneuma Fantasy)’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PAL에서 개막했다.

1358_2877_5023.jpg pneuma fantasy 145.5x112.1cm acrylic 2024_2

멀리서 보면 푸른 숲이지만 가까이 가면 나무를 구체적으로 묘사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자유로운 붓의 터치로 그린 다채로운 색채와 형상이 숲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꿈틀거리는 붓 자국은 숲속에서 은밀하게 번지는 영적인 기운을 묘사하는 듯하다.


“그림을 그릴 때 특정한 형태를 묘사하려는 뜻을 버렸습니다. 붓과 물감과 몸이 하나가 되어 무의식적으로 캔버스 위를 움직입니다. 그러다 보면 제 내면이 꿈꾸는 숲의 형상이 드러나게 됩니다.”

1358_2875_489.jpg 조명식 작가가 지난 15일 서울 신사동 갤러리PAL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신경훈 대기자

전시 제목이 얘기하듯 조명식의 숲은 신비감으로 충만하다. 숲이나 나무의 형태로 보이지만 실제 숲과 나무를 재현하려는 시도는 철저히 배격했다. 작가가 의식을 버리고 자동기술법에 의존해 그렸기 때문에 그 숲은 추상적 요소가 모여 숲의 이미지를 구성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추상적이고 동시에 구상적이기도 하다.

1358_2876_4915.jpg 관람객들이 조명식 작가의 '프테우마 판타지'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 신경훈 대기자

이번 전시작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드로잉과 회화가 한 캔버스에 동시에 표현된 작품들이다. 붓에 먹을 묻혀 선으로 그린 나무와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풍성한 나무의 형상이 한 작품 안에 공존한다. 하나의 대상을 두 개의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다.


작가는 뉴욕, 뒤셀도르프, 울란바토르, 이스탄불, 서울, 부산 등에서 60여 차례의 개인전과 600여 회의 단체전을 개최한 한국 화단의 중진이다. 최근엔 뉴욕, 광저우, 방콕, 서울 소마미술관, 세종문화회관 갤러리 등에서 '버스킹페인팅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버스킹페인팅은 즉흥적 연주와 무용에 맞춰 즉석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회화, 행위예술, 음악, 무용 등을 한데 엮은 '크로스오버' 예술이다.


숲의 영적이고 신성한 기운을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한 조명식의 작품들은 오는 24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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