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면과 점이 이룬 형상은 익숙하면서도 생경하다. 표면은 미세한 긁힌 자국들로 이어져 있다. 그 흔적들은 한국적 색채와 어우러져 먼 옛날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듯하다. 서울 종로 갤러리 공간 미끌에서 개막한 한국화가 이기숙 개인전 《켜켜한....풍경》의 작품들을 보면 감상자들은 아늑함과 호기심을 동시에 느낀다. 독특한 질감과 형상, 그리고 그들이 어울려 이룬 설명하기 어려운 평화로움의 배경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작가의 작업 과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밀하고 섬세하다. 우선 캔버스에 한지를 붙인다. 거기에 흙과 접착제를 섞어 얇고 균일하게 바른 다음, 젖은 상태에서 먹과 분채를 바른다. 이어 나이프로 긁어내고 다시 채색작업을 한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은 오래된 벽면을 마주하는 느낌을 준다. 작가는 암각화와 동굴벽화의 생명력을 캔버스와 흙과 한지를 통해 재현하려고 했다고 한다. 인류가 오래 전 동굴과 바위에 새겨 넣었던 그 원초적인 열망, 그리고 그 바위와 벽면에 쌓인 역사성을 재해석 하려는 시도다.
선묘 풍경 Scenery of Lines 91x73cm 캔버스에 한지 흙과 채색 Soil and Oriental Painting Kor~
작가는 "한지와 흙의 물성을 이용해 자유롭고 유동적인 공간을 창조하려고 했다"며 "그 공간 하늘과 맞닿은 우리 산의 능선처럼 평화로운 세상"이라고 말했다.
홍익대학교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37회의 개인전와 400여 차례의 단체전을 열었고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1992), 경기미술상(2003) 등을 수상했다. 이기숙의 작품들은 오는 17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선묘 풍경-붉은 대지 Scenery of Lines-Red Earth 91x73cm 캔버스에 한지 흙과 채색 Soil and Or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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