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로 조각된 천사의 속삭임 《투명하고 향기 나는 ..

신미경의 비누 조각, 현실과 환상 사이의 천사를 마주하다 

전시 포스터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서 내년 5월 5일까지 비누를 조각의 재료로 사용하여 특별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신미경 작가를 초청하여 ‘천사’를 주제로 한 대규모 전시 《투명하고 향기 나는 천사의 날개 빛깔처럼》을 개최한다.

천사는 오랜 시간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종교적 상징으로 자리 잡아 왔다. 신미경 작가는 우연히 접한 엔젤 향을 계기로 천사라는 존재에 매료되어,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익숙하게 느껴지는 천사의 상징성을 비누로 시각화했다. 그녀는 천사가 가진 천상과 지상의 중간적 위치, 삶과 죽음, 육체와 영혼 사이의 환상적인 영역을 비누 조각의 투명성과 불투명성, 향기와 물성으로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전시 전경

전시 전경

비누는 닳아 없어지는 성질과 함께 고유의 향기를 품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작가의 작품에서 천사의 덧없음과 존재감을 동시에 상징한다. 투명한 비누가 빛을 통해 드러내는 순간적인 반짝임은 천사의 신비한 속성을 공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미경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엔젤 시리즈>, <페인팅 시리즈>, <세 천사: 향유 드로잉 시리즈>를 포함한 100여 점의 신작이 전시된다. 관람객들은 작품의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과 작가 인터뷰를 통해 신미경의 예술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갤러리 2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드로잉 활동 ‘향기로 그린 천사’를 진행해, 어린이들이 엔젤 향유와 색연필을 사용해 자신만의 천사를 그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엔젤 시리즈 RF, 2024, 비누, 안료, 향유, 프레임, 30×30×8cm

라지 페인팅 시리즈, 2024, 비누, 안료, 향유, 프레임, 205×160×5cm

평범한 화장실 또한 특별한 전시 공간으로 변신한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 비누 조각을 직접 만지고 향기를 맡으며 작품과 일상품 사이를 오가는 새로운 예술적 체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참여형 요소는 작가의 작품세계와 관객의 일상적인 경험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관람객들에게 비누라는 일상적 재료를 통해 천사의 추상적 상징성을 경험하게 한다. 관람객들은 천사의 신비로운 속성과 비누의 물질적 특성을 통해 존재와 부재,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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