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고국소감:블라인드 커튼 사이로 보이는 달
블라인드 커튼 사이로 보이는 달
쉬 잠이 들지 않는 밤에 나는 그 달을 바라보며 내가 왜 이곳에 있는가 라는 자문을 거듭하였다
오래 된 미국 생활 그 뿌리 내림으로 인해 나는 한국을 떠날 때와 많이 달라진 양상을 보이고 있었는데
어째서 한 순간 찰나의 결정을 내리고 귀국을 결심하게 된 것이었을까?
물론 여러 연유가 있었고 때로 갈등의 파문이 밀려 와 그 떠밀림에 후진키도 하였지만 말 그대로 찰나에
나는 한국살이를 선택 타국 생활을 접고 귀로에 오르게 되었다
이런 서설이 꼭 필요한가!
그렇다 이 단안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기에
그동안 사실 나는 너무도 미안하게 고국을 잊고 살았다
집중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미국에서의 삶에 우리 가족 자녀들의 미래가 걸려 있었기에
생존의 터전 다지기로 지금 여기에 올인한 것이다
그리하여 글로벌 뉴스로 떠오른 세월호 사건, 박 대통령 탄핵과 같은 굵직한 사안 외에 한국의 잔가지 소식들은
별로 접하지 않은 채 내가 살고 있는 곳 뉴욕의 삶에 매진하였다
그런 까닭에 미국 살면서도 한국을 자주 방문하였던 이들과 달리 나는 고국을 한번도 다녀가지 않아
떠날때와 차이나게 급속한 발전을 이룬 나라를 보고 놀라움이 컸다
내겐 급속히 보였겠지만 실은 남아서 땀흘린 이들의 공헌이 컸으리라
돌아온 후 떠나있던 그 공백의 시간만큼 나의 시행착오 또한 적지 않아 적응의 학습시간을 거치던 나날
그리웠고 찾아보고 싶었던 장소를 여행하던 나의 행적
< 아니온 듯 다녀가소서 >
산행 중 발견한 어느 산악인의 청결 권유 멘트에선 웃음과 공감이 일었고
한 시골 산자락에 걸려있던 감나무의 마지막 홍시에서 고향의 정취를 맛보기도 하였다
이렇게 안착하며 일년 여
그러나 환호와 비탄은 같이 오는 것
누구도 여태껏 해내지 못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기뻐하며 그 경사를 누리기도 전에
계엄이라는 시국이 눈앞에 전개되었다
이 무렵 나는 차츰 사람들과 교류의 물꼬를 트게 되었기에 순리의 오피니언을 내비쳤는데
그것은 나의 착오로 자기 주장 신념이 너무도 팽배한 이들은 은산철벽의 태도를 보였다
사실 이 정도일 줄 몰랐던 정치적 양극화
어디 가서 종교와 정치 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지인의 귀띔이 새삼 다가왔다
우리는 대체 어떤 경험치를 하며 살고 있는가?
알맞은 말을 제 때 할 수 없다면 우리의 언로는 어디에서 비틀거려야 하는가
좋은 작품 속의 글은 가야 할 길을 가리켜 보인다
한 문장이 주는 사회적 영향력을 살펴보자
<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는 도덕의 위기에 중립을 지키는 자를 위해 준비되어 있다 >
단테의 인용글에 고무되어 친구와 이것을 공유 하였는데
칠십의 나이에 그녀는 밤 열시까지 시위 현장에 머물렀다
지치지 말지어다
정의의 탐구자여
역사를 두려워하는 이여
백 명훈
독자 백명훈 선생은 젊은 시절 미국에서 생활하다 작년에 귀국했다. 1991년 시인으로 등단했고 시집<그 후>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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