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된 궁궐 돌담길에서 손자들의 모습
창덕궁, 창경궁, 종묘는 조선시대에는 숲으로 이어져 있어 이웃집을 방문하듯이 자유롭게 왕래 할 수 있었다. 조선초기에는 경복궁에서 창덕궁가는 길이 좁은 도로로 연결되어 있었지만 1910년 우리나라가 일제에 강점되면서 이 길이 크게 확장되었다. 지금은 율곡로라고 하는데 이 길이 사실 율곡 이이와 크게 관련은 없다. 율곡의 집은 인사동 승동교회 주변이다. 일제는 경복궁에서 창덕궁까지 연결된 길을 더 연장하여 지금의 혜화동을 거쳐 돈암동까지 연결하고자 했다. 그러자면 창덕궁과 종묘 사이에 도로를 내어 가로 질러야 했다. 총독부의 이러한 시구계획령이 알려지자 순종이 이를 극구 반대하여 뜻을 이루지 못했다. 왕이 기거하였던 궁궐과 역대왕의 신위가 모셔진 종묘는 조선왕조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공간이므로 이를 분리시킬 수 없다는 것이 순종과 대부분 조선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한성부 지도, 중앙 오른쪽 아래로 길게 뻗은 곳이 창경궁,창덕궁, 종묘이다. 모두 붙어 있었다. 1900년대 초 한성부 지도
잘못하여 두 공간이 분리될 경우 보현봉으로 부터 성균관대학교 뒷산인 응봉을 거쳐 창덕궁 종묘로 연결된 주맥이 끊어진다는 것이다. 일제는 여론을 살피다가 순종 승하후에 계획을 실행하여 도로를 내었다. 1931년 6월 착공, 1년 후 1932년 4월 22일 지금의 율곡로라 부르는 길이 개통되었다.
그 결과 본래 연결되어 있던 창덕궁 종묘의 지맥이 끊기고 이 지역 원래 모습이 크게 훼손되었다. 나누어진 220m의 길은 장장 90년이 지나서야 복원되었다.
손자들에게 자세하게 설명을 했지만 어려운 역사를 이해하기 힘들어 한다. 나는 조선시대의 옛지도를 보여주니 이를 알아들은 작은 손자가 어처구니 없어 했다. 작은 손자가 분개하는 것처럼 당대 일반 백성들의 반발이 요원의 불길처럼 타올랐다. 그러자 일제는 창경궁에서 분리되어 섬처럼 떨어져 나간 종묘를 여론 무마용으로 구름다리를 설치해 놓았다.
할아버지 그림
북신문
서울시는 일제가 훼손한 동궐(창덕궁,창경궁)을 이전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공사를 2010년 10월 시작해서 12년만인 2022년 9월 완공했다. 주변의 교통량을 해소하기 위하여 기존의 4차로 도로를 6차로로 확장하여 터널을 만들고, 터널 위로 끊겼던 지형을 다시 연결 시켰다. 궁궐 담장도 되살렸다. 창덕궁, 종묘 궁궐 담장길은 돈화문앞 삼거리에서 창경궁 경내를 지나 원남동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담장길 녹지에는 황매화와 미선나무, 참나무가 심어져있다.
종묘 담장의 석재와 기초석
산책로 중간에는 옛 종묘담장 석재와 기초석의 흔적을 전시해 시민들이 볼수 있도록 해 놓았다. 산책길은 320m로 덕수궁 돌담길 못지 앉은 서울의 걷기 좋은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조선 왕실의 발자취를 그대로 볼수있다. 담장길을 따라 200m 쯤 가면 종묘의 북문인 북신문이 나온다. 북신문은 왕이 비공식적으로 창경궁에서 종묘로 향할 때 이용했던 문이다.
2024년 10월부터는 관람객의 편의와 접근성을 위해 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하는 양쪽 출입문인 북신문을 매주 주말, 공휴일과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개방하고 있다. 이 북신문으로 들어가 안쪽 종묘로 입장하면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그리고 이곳이 고개였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이곳에 보면 북한산 보현봉이 환하게 보인다. 왕은 이 길을 오가면서 많은 상념에 빠졌을 것이다.서울의 한복판 도심속에서 편하게 산책하기 좋은 궁궐 담장길은 하얀 눈이 덮힌 궁궐의 설경을 즐기에도 좋다.
또한 종묘 궁궐 담장길에 서순라길이 있다. 궁궐 주변의 순찰을 위한 길이다. 성문이 닫힌 통금 시간에 돌아다니면 포졸에게 잡혀갔다. 지금은 서순라길에 작은 가게들이 젊은이들을 모으고 있는 힙한 장소가 되었다.
"그래서 생겨난 놀이가 있단다. 옛 놀이 중에서 술래잡기가 있지요? 그 술래잡기 놀이가 순라길에서 유래되었다"
서순라길은 지금은 관광 명소가 되어 젊은이 들이 많이 찾고 있으며 돌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위해 찾는 사람들도 많다. 종묘 궁궐 담장길과 서순라길은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를 나와 돈화문 방향으로300m , 지하철 1,3,5호선 종로3가역 7, 8번출구를 나와서 종묘 순라길을 따라 올라 가면 된다.
[손자에게 들려주는 서울 이야기 ⑫] 창경궁, 종묘 궁궐 담장길 < 문화일반 < 문화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