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택, Layered Painting 100-113, 2024, Acrylic on canvas, 160x130cm
학고재는 4월 15일(화)부터 5월 17일(토)까지 장승택(b. 1959) 개인전 《겹 회화 : 거의 푸르른(Layered Painting : Almost Blue)》을 연다. 푸른색을 중심으로 한 회화 작품 20여 점이 출품되며, 작가의 대표 작업인 ‘겹 회화’ 시리즈를 조명한다.
장승택은 색채의 물질성과 깊이를 탐구하고, 색면 회화의 개념을 확장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특히 색의 중첩과 투명성을 활용해 새로운 회화적 가능성을 실험한다. 또한, 색을 감각적이고 공간적인 의미로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둔다. ‘겹 회화’ 시리즈는 기존 ‘Poly Painting’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작업이다. 원색의 한계를 넘어 다채로운 색감을 구현하는 개념적 색면 회화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푸른색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색채의 층위와 깊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어둠이 내리면 색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장승택, Layered Painting 150-29, 2024, Acrylic on canvas, 220x170cm
장승택은 ‘겹 회화’라는 개념적 회화 방식을 통해 색의 비물질성과 빛과의 관계를 탐구하고, 소멸에 대한 두려움과 신비로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그는 회화를 단순한 시각적 재현을 넘어 감각과 정서를 담아낼 수 있는 매체로 바라본다. 색의 중첩을 통해 무형의 흔적과 흐름을 담아낸다.
그의 작업은 색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대형 붓을 사용해 아크릴 물감과 특수 미디엄을 혼합한 안료를 얇게 칠하고, 이를 수십 번 반복하면서 화면을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색은 단순히 덧입혀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반응하며 예상치 못한 색채적 변화를 만들어낸다.
특정한 색이 화면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미묘한 흔적을 남긴다. 중첩된 색의 층들이 유기적인 흐름을 형성한다. 이는 마치 인간의 삶 속에서 다양한 경험과 기억, 감정이 켜켜이 쌓이고 흩어지는 과정과도 닮아 있다.
그의 작품에서 색은 화면 위에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관람자의 시점이나 조명에 따라 색의 느낌이 달라지면서, 정적인 이미지가 유동적으로 재구성되는 공간임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그는 우리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 속에 존재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장승택은 자신의 작업을 "삶에 대한 생각과 태도의 변화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단순한 색의 조합을 넘어서 존재와 기억, 그리고 시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전시는 조형적 아름다움을 추구하기보다, 색을 통해 존재와 인식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 목적을 둔다.
장승택, Layered Painting 130-35, 2023, Acrylic on canvas, 200x150cm
장승택의 푸른색은 단순한 색의 선택이 아니다. 시간성과 감성을 동시에 아우르는 중요한 조형적 요소다. 그는 색을 통해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기억과 정서를 자극하는 하나의 매개체로 활용한다. 그의 작품 속 푸른색은 감각적인 효과를 넘어선다. 그리고 인간 내면 깊숙이 자리한 감정과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그의 작업 방식은 푸른색의 물리적 특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여러 겹의 색층이 쌓이고, 투명한 색채가 화면 위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며 어우러진다. 화면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마치 시간이 녹아든 듯한 흔적들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푸른색은 단순한 표면적 요소가 아닌, 시간의 축적을 담아내는 도구가 된다. 그의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일종의 시간적 경험을 선사한다.
작품 속 푸른색이 자아내는 분위기는 깊고 사색적인 정서를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흘러내린 듯한 색채의 흐름, 중첩된 색의 레이어, 그리고 그 안에서 미묘하게 변화하는 빛의 조화는 화면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이는 정적인 회화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움직임과 변화를 만들어낸다.
장승택의 작품은 단순히 색을 감상하는 행위를 넘어, 색이 지닌 깊이를 온전히 체험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시간의 흔적을 느끼고, 내면의 감정과 마주하며, 색이 지닌 본질적인 힘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작업중인 장승택 작가
작가 소개
장승택은 1959년 경기도 고양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와 파리국립장식미술학교에서 회화과를 졸업했다. 《겹 회화 : 거의 푸르른》(2025, 학고재, 서울), 《겹회화》(2021, 갤러리 예, 서울), 《레이어 컬러스 페인팅》(2019, 송아트갤러리, 서울), 《色들》(2016, 갤러리분도, 대구) 등 다수의 개인전을 선보였다. 주요 단체전으로 《단색화의 태도들: 완료에 정주하지 않는》(2024, 서보미술문화공간, 제주), 《의금상경(衣錦尙絅)》(2023, 학고재, 서울), 《더 히든 마스터피스》(2022, 갤러리 BK, 서울),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2018, OCI 미술관, 서울), 《한국의 후기 단색화》(2018, 리안갤러리, 서울), 《한국의 단색화》(2012,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등이 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서울대학교, 명지대학교 등 국내 주요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그리고 어둠이 내리면 색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겹회화' - 장승택 개인전 < 전시 < 미술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