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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3. 나만 뒤처진 것 같은 날

: 초조함과 박탈감, 나는 어디쯤 서 있는 것일까?

by 위드유코치
감정 체크

나만 뒤처진 것 같다?

자꾸 비교하게 된다?

초조하고 불안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SNS를 훑는다.


누군가는 아이를 안고도 책을 읽으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또 다른 누군가는 육아와 일을 완벽하게 병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SNS 속 누군가의 반짝이는 순간들을 내 눈으로 마주할 때면, 나도 모르게 비교가 시작되고, 나만 제자리인 것 같아 마음은 절벽 아래로 떨어지듯 무너져간다.

나는 왜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만 같을까?


한동안 괜찮았는데, 오늘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만 뒤처진 것 같아…”, "내가 남들보다 느린 걸까? 아니면 내가 부족한 걸까?"


하루 종일 아이 분유 먹이고, 기저귀 갈고, 낮잠 재우고, 집안일을 하며 버텨낸 오늘이 그저 멈춰 있는 시간처럼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분명 나도 애쓰고 있는데, 왜 내 마음은 자꾸만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기분이 드는 걸까?


그날의 육아 일기에는 나의 초초함과 박탈감이 진하게 묻어 있었다. 한동안은 잘 버텨 온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다시 비교의 그림자가 내 마음을 짙게 덮고 있었던 그때, 아니 지금도 여전히...


나만 이렇게 살고 있는 것 같아.


이런 감정이 이제는 너무 익숙하다. '박탈감, 초조함,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내 애씀은 삭제되고, 초조함만 가득 차오른다.


그래서 어느 순간엔 나의 시간과 걸음을 믿지 못하게 된다. 그날의 육아 일기 마지막 문장은 “나는 지금, 잘 가고 있는 것일까?"였다. 그런데 이 질문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내 마음속에 자꾸만 맴돈다.


"나는 지금, 잘 가고 있는 것일까?"


이런 마음이 나를 덮는 날일수록 이제는 더 용기를 내어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이 길은 비교할 수 있는 길이 아니야.” 아이를 키우는 나의 삶은, 누구와의 경쟁도 아니고, 속도를 겨루는 경주도 아니니까.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이야 말로 내 삶에 가장 용기 있는 하루가 될 테니까.


남들과 비교해 늦은 것이 아니라, 나는 내 삶의 시간표를 따라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잠시 멈춘 것처럼 보이는 지금도 사실은 아주 천천히, 내 안에서 자라고 있는 무언가의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하루만은, "조금 느려도 괜찮다고, 지금 잠시 멈춰도 괜찮다고" 나에게 다정하게 말해주고 싶다.


누군가는 뛰고 있고, 누군가는 걷고 있지만 나는 오늘 한 걸음 뒤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지금도 전전하고 있는 중’이라는 변치 않는 진실이 있다는 사실을...


당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뒤처짐은 멈춘 게 아니라, 세상의 속도와 나의 호흡이 잠시 어긋난 시간일 뿐입니다.


당신은 잘하고 있어요. 그리고 분명, 나도 잘하고 있는 중일 거예요.


“나는 지금, 나만의 길 위에 서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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