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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유코치 Jul 06. 2023

아이 감정을 알아주는 아빠

나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불편함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남성이 여성보다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에 서툴거나 어색할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살았다.


성별의 다름에 따라 감정을 느끼고, 알아차리고, 표현하는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한다.


코칭을 배우고 있는 아빠로서 이제는 당당하게 아이의 감정을 읽고, 표현해 준다.

(물론 먼저 아빠의 감정을 알고, 표현하는 노력과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며칠 전 하원 후 아이와 놀이터에서 아빠의 감정 알아차림 효과를 확인하게 되었다.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가 순간 미끄러지면 바닥으로 떨어지려는 찰나 옆에 서 있던 내가 아이의 옷자락을 잡았다.  다행히 바닥으로 떨어지진 않았지만, 정강이와 무릎이 부딪치고 말았다.

놀란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고,


아빠: 하민아 괜찮아?

아들: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엉엉엉~

아이를 안고 옆 벤치 의자에 앉아 아이를 달래며,

아빠: 하민아 괜찮아? 놀랐지? 괜찮아? 아빠가 옆에 있으니 안심해! 우리 하민이 놀랐지? 괜찮아!

아들: 아빠, 여기가 아파!

아빠: 어디? 여기! 보자, 아이고 괜찮아?

아들: (울음) 앙앙앙

아빠: 여기 아파?, 여기 아파?

아들: 응, 응, 다 아파!

아빠: 우리 하민이 아프구나! 병원 갈까?

아들: 아니야!

아빠: 아빠가 안아 줄게, 놀랐지? 진정해! 괜찮아. 아빠가 옆에 있을게

아들: 이제 앞을 잘 보고 올라가야 해

아빠: 우리 하민이 멋지네, 놀라고 아플 텐데 앞을 잘 보고 올라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구나. 기특하네!


순간 조금 놀랐다. 5살 아이가 주위를 살피지 않고 올라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아빠에게 앞으로 실수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말을 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아빠가 감정을 읽어주는 것은 엄마가 읽어주는 것보다 아이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아빠의 관심 한 마디, 격려 한 마디는 아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최성애·존 가트맨 박사의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중에서


미끄러짐 사건 2주 전,

같은 놀이터에서 1~2살 터울 형들과 온 마음을 다해 재미있게 놀던 아이는 형들이 엄마를 따라 집으로 가는 모습에 대성통곡했다.

더 놀고 싶은 마음과 아쉬움, 서러움 등의 감정으로 놀이터가 떠나갈 듯 울었다.


 “우리 하민이 더 놀고 싶구나, 형들이 하민이를 배려해 주면서 재미있게 놀아 주었지!,
그래서 더 놀고 싶고, 집으로 가는 형들에게
서운함을 느끼는구나.”


아빠의 말을 들은 아이는 더 소리 높여 울었다.


“하민이 아주 서운하고 서러운 마음이구나. 아빠는 하민이 진정할 때까지 기다려 줄게 아빠가 안아 줄게”

"하민이 진정했니? 진정했구나, 그런데 하민아 지금은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야 형들은 우리가 또 만날 수 있을 거야, 아빠가 형들 기억하고 있다가 혹시 놀이터에서 놀고 있으면 하민이에게 꼭 말해줄게”


아이는 자기감정을 알아주는 아빠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자신의 실수를 표현하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다짐하게 된 것 같다.


엄마는 정서적인 놀이와 시간을,

아빠는 신체적인 놀이와 시간을,‘

역할을 구분하여 육아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


아빠도 정서적인 공감과 감정을 알아차려 아이에게 돌려줄 수 있다.

‘하지 마’, ‘너의 잘못이잖아, 울지 마’

‘그만 울어 시끄러워’

아이의 마음을 보지 못했던 아빠가 코칭을 배워,

“하민아, 지금 마음이 어때?”

“하민이 속상하구나, 화가 났구나, 짜증이 나는구나”

  

아이의 마음을 먼저 알아주는 아빠가 되어 가고 있다.


아이의 성장만큼,

아빠도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

감정도 노력하면 된다는 것,


그렇기에 포기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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