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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유코치 Jul 18. 2023

난 특별하지 않아, 하지만 온전한 존재야

온전하다: 본바탕 그대로 고스란하다.


코칭 철학에 '사람은 온전한 존재이다.'라는 말이 있다.


코칭 대화 시 코치는 고객의 모든 것을 온전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이슈(문제)가 아닌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고, 이슈를 코칭하여 문제해결에 집중하지 않고, 온전한 사람을 코칭하게 된다.


"실패와 거절의 연속이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스스로를 폄하하면서 매일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왔다, 갔다 했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긴 하다)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했지만 난 우울감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당신은 우울증이 맞습니다"이 말을 들을 용기가 없어 병원을 가지 못 하는 것은 아닐까?)


2020년 11월. 어느 금요일 밤! 우울이 극에 다 달았다.

매일이 똑같은 나날들! 아내, 아이가 아니면 대화 나눌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답답함.

"내일 1년 만에 친구 만나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나면 나는 없어지고, 사고 보상금으로 빚도 갚고,

경제적으로 좋아지겠지?" 

내 안에 있는 악마의 속삭임을 들으며 밤을 보냈다.


아이러니한 것은 나는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

충북 괴산으로 친구 만나러 가는 길.

어느 때보다 안전운전에 신경 썼다.


친구와 속 깊은 대화를 마치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온 나는 이대로 쓰러져 있기 싫었다.

'쓰러져 있지 말자' 이 강력한 욕구를 배출하고 싶어 졌다.

그리고 2달 후(코로나로 인해 아르바이트 찾기도 힘들었다) 나는 편의점으로 출근을 시작했다.


나는 나를 온전하게 보지 않는다.


(그렇게 바랐던) 돈 벌면서 육아하기였는데,

"나를 무시하나?" "내가 우습게 보이나?"

"난 이제 알바만 하고 살아야 하나?" 등등

스스로를 온전하게 보지 못하는 눈과 마음을 품고 살 앗다.


며칠 전 너무 감사하게도 코칭받을 기회가 생겼다.


나: "SNS 보면 비교하는 마음이 들어 SNS를 접속하지 않으려 안간힘 쓰고 있어요. 자꾸 쭈구리 같은 마음이 들어요"


내 코칭 주제를 코치님께 꺼내 놓았다.


코치: "그런 마음이 드셨군요. 어떤 마음인지 좀 더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나: "네! 누구는 어디서 강의하고, 프로그램이 잘 돼서 이곳저곳 다니고, 새롭게 배운 것을 실행에 옮겨 돈을 벌고, 자격증을 따고 이런 것들을 보면 비교하게 되고, 마음이 쪼그라들고 제가 쭈구리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인스타 접속을 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어요."


'쭈구리 마음 다루기'라는 주제를 코칭 대화가 진행되었고, 마무리되어 갈 때쯤 코치님께서 이런 질문을 나에게 하셨다.


코치: "코치님! 코치님은 코칭 철학 중 '사람을 온전한 존재로 바라본다'를 믿으세요?"

나: "네 믿어요"

코치: "어떤 상황에서 믿으세요?"

나: "네???, 음! 고객과 코칭 대화를 할 때 고객을 온전한 존재로 인정해 줘요"

코치: "그러시군요. 고객을 온전한 존재라고 인정하시면서 코칭을 하시는군요. 코치님 저의 생각을 잠시 말씀드려도 될까요?"

나: "네, 물론이죠"

코치: "코칭 철학을 믿으신다는 코치님이 코치님 스스로를 온전한 존재로 받아들이지 못하신 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 (침묵) "맞네요. 맞아요. (한숨) 고객을 온전하다고 믿어주면서, 나라는 사람은 온전하다고 믿지 못하네요."

코치: "지금 어떤 마음이 드세요?"

나: "고객이 온전한 존재라면 저도 온전한 존재가 맞네요. 비교하는 마음 그 마음이 너무 커서 온전한 나를 인정 못하게 막고 있었네요. 편의점 아르바이트만 하는 게 아닌데요. 유료 코칭도 하고, 작년에는 코칭 강의도 여러 번 했고, pcc 자격증도 준비하고 있고, 주어진 시간에 하나씩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비교의 마음이 최선을 다하는 저를 보지 못하게 만들었군요."

코치: "비교의 마음이 코치님의 눈을 가렸네요. 맞아요. 코치님 인스타를 쭈욱 봐왔던 저의 생각을 말씀드려도 될까요?"

나: "물론이죠. 코치님"

코치: "코치님 인스타 보면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전문 코치로서 한 걸음씩 전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열심과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구나. 저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어요."


코칭 대화를 통해 나의 온전함을 알아차렸다.


코치님이 나를 믿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난 이것이 코칭 대화의 강점이란 생각이 든다.


나의 온전함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손바닥 뒤집듯 모든 것들이 바뀌지는 않는다. 어쩌면 다시 우울의 극치에 닿거나 쭈구리 마음이 나를 덮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마음과 시간도 어쩌면 나에게 꼭 존재해야 하거나 필요한 마음이지 않을까?

이것 또한 나를 온전한 존재라고 인정하고 있기에

받아들일 수 있는 생각인 것 같다.


온전한 존재인 당신을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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