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손

by 꿈의복지사

거룩한 손 / 꿈의복지사


시린 바닥에서 나온 등록금

그건 단순한 학비가 아니리라.

좁디좁은 창고,

고추 따는 소리만이

정적을 깨운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입김 호호 불며

시린 손 녹일 길 없어

가위 하나 들고

바삐 움직이던 손.


추위에 굳어버린 근육,

힘조차 들어가지 않는

손가락에서 피가 나도

멈추지 않던

그 거룩한 손.


세월이 지나

이제는 앙상해진 손등 위로

핏줄만 선명하게 남았구나.


어느 날 밤, 조심스레

그 손을 잡아보며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대가리가 굵어질수록

무뚝뚝함이 세심함을 삼키는 법.

왜 이제야 잡아보는지.


그 손은 너의 손을

얼마나 오래 기다려왔는데.

맞잡은 이 손,

얼마나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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