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게 여겨야 할 쓰레기가 있다.
상대를 위해 헌신한 쓰레기
너희가 함부로 대할 쓰레기 아니다.
애초 귀하게 대접받은 쓰레기는 없다.
필요에 소모품으로 분사(焚死)한 쓰레기
너희가 귀하게 대할 쓰레기 아닌가.
태어날 때부터 쓰레기는 아니다.
쓰임새에 따라 희생한 그 만의 모습
해지고 닳아 본연의 모습을 잃어
이젠 쓰레기로 불린다.
그런 너를 어찌 귀하게 여기지 않으리.
누구나 처음부터 볼품없이 쓸모를 다한 처우를 받는 것은 없다.
저마다 가진 쓸모에 따라 태어나고 역할을 다했을 때 분사하는 것이 숙명이다.
그러나 분사하는 것은 마땅히 존경받고 사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소명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그 안에서 이제는 마땅히 쉬어야 하는 존재로
대접받는 것이 진정한 쓰레기가 되어야 한다.
그냥 버려지는 존재가 쓰레기가 아니란 말이다.
지금까지의 힘겹게 달려온 모습을 뒤로하고 먼발치에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묵묵히 지켜보며뒤따로 오는 사람을 응원하는 쓰레기가 되어야 한다.
“나는 소임을 다했다.” 그래서 그냥 방치되어 있다면 버려지는 존재의 쓰레기가 될 것이다.
그러니, 쓰레기를 함부로 대하지 마라.
그 안엔 누군가의 시간, 땀, 사랑, 헌신이 녹아 있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쓸모를 다하고, 조용히 물러난 존재다.
그는 단지 쓸모를 다했을 뿐, 가치가 사라진 게 아니다.
우린 그를 '버려야 할 것'이 아니라 '쉬게 해야 할 존재'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우리도 언젠가 그런 쓰레기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을 다 내주고, 묵묵히 다음을 응원하는,
그래서 더욱 빛나는 마지막을 가진 존재로.
쓰레기는, 누군가의 끝이자 또 다른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