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춤의 시간

무너진 뒤에야 보이는 것들

by 꿈의복지사

무너진 뒤에야 보이는 것들

(나는 쉬는 법을 몰랐다.)


나는 쉼이 필요했다. 그래서 떠났다.

떠난 후 눈을 뜬 첫날 아침 일상은 변했다.

매일 가던 곳을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나는 갈 곳이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런 대책 없이 떠나온 것은 아니었다.


지금 당장 나는 쉼이 필요했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것을 회복하고 싶었다.

잠시만이라도,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잘 모르겠지만,

나는 쉬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온 나의 삶에 보상을 해주고 싶었다.

한 달이라도 아무런 고민 없이 마음 가는 데로, 마음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주는 낯선 해방감은 뭐랄까 내가 살아있음이 아니라

허탈함과 공허함만이 밀려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마음은 더 초조해졌다.

처음엔 쉬고 싶었다. 오래 눌려 있었으니까.

하지만 쉼이 길어지자, 머릿속에서 ‘이러다 진짜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공포가 싹트기 시작했다.

쉼과 마주한 순간이 이런 것이었다니.


“나는 쉬는 법을 몰랐다.”


쉬는 법을 모르니 머릿속이 하얀 종이처럼 비워지는 느낌이었다.

“텅 빈 종이를 채워야 한다는 강박이, 쉼조차 일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초조함은 나를 잠식해갔다.”


바보처럼 살아온 시간이 너무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쉬는 법을 모른 채 살아온 시간이 안타까웠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혼란스럽던 마음을 비우기 위해 떠남을 고민했을 때처럼 또 다른 내면의 소리를 듣고 싶었다.


배낭 하나 둘러매고 집 밖을 나섰다.

마음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때 나는 항상 찾는 산을 찾았다.

차오르는 숨을 참고 걷다 보면 무념무상의 세계로 들어는 시간을 나는 좋아한다.

그곳에서 얻는 것이 있다면

혼란스럽던 머릿속을 완전히 비워버리게 된다는 점,

정답은 아니지만, 방향을 찾아가는 시간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온전히 나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산을 찾으면서 얻을 수 있는 참 행복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 숨이 턱까지 차오름을 느끼는 순간,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나는 왜 이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지?

이 순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앞으로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 삶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진정 내가 원했던 것은 무엇인지?


그러면서 내게 하는 소리를 듣는다. 결론은 하나였다.


진정 원했던 삶은 ‘가치 있는 삶과 인생이라는 것’

돈만 벌다 죽고 싶지 않다는 것,

돈을 벌어도 가치 있게 쓰고 싶다는 것,


처음 떠날 때 내렸던 결론에 변함이 없었다.

하루를 살아도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긴 삶이 아니라,

내가 그 시간에 그 돈에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렇게 나의 짧은 휴가는 끝이 났다.

결론은 세워졌고 준비하고 있던 것을 현실이 되기 위해 하나씩 점검하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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