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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여사 Jul 09. 2024

호수가 이렇게 크다니! -
레이크 타호

  지인 분이 미국 유학 시절, 레이크타호를 친구들과 차로 방문하기로 결정을 하고 준비하던 와중, ‘Lake Tahoe’이니깐 ‘타호호수’라고 당연 해석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 있는 청평호같이, 호수 이름으로 ‘레이크타’이고 호수의 ‘호’를 쓴줄 알고, 여기도 호수를 한국어처럼 ‘호’라고 하네 라고 생각했다가, 본인의 영어실력에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를 10여년 전에 들었던 기억이 있다. 


  한바탕 웃었던 기억 뒤로 그 좋았다 라는 레이크타호를 한번은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 하나의 spot 때문에 샌디에고에서 8시간이 넘게 차를 끌고 가기에도 부담이고, 비행기를 타고 세크라멘토까지 갔다가만 돌아오기에도 섭섭할 듯 해서 일주일 정도 시간을 내, LA 및 산호세, 실리콘 밸리 지역도 돌고 캘리포니아를 감싸고 있는 국립공원과 국립산림원 (National Forest)들을 쭈욱 돌면서 다녀오기로 했다.

 

  가기 전 방문지 사전 조사를 좀 하는데 왠걸, 사이즈가 어마어마하다. 얼핏 바다 같아 보이나 북미에서 최대 크기의 호수이다. 호수 둘레는 116 km로, 서울 면적의 약 80%나 되고, 약 2/3는 캘리포니아에, 나머지는 네바다에 속해 있다. 도시 내에서 길 하나 차이로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와 나뉜다. 건 그냥 하나의 선임에도 불구하고 어째 느낌이 다른지. 그 길 하나로 나눠지는 부분들이 달라 보이는 것은 그냥 느낌일까? 사실 네바다쪽 지역으로 넘어가면 바로 대형 리조트는 물론 각종 카지노들이 보이기 시작을 하는 만큼 분명 다름이 있다. 아 그런데, 건물이 너무 커서 두 주로 나눠지는 곳도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런 경우 사업 등록은 어느 주로 하는 건인지 급 궁금해진다. 뭐 나름 정해 놓은 룰이 있겠지 하면서 그냥 넘어 가본다.

  

  몇몇 Private beach는 돈을 내지 않고서는 들어갈 수도 없으니 역시 자본주의 국가구나 싶었으나, 강아지도 갈 수 있는 비치를 포함해 public beach는 40개 이상이 넘는다. 아 그리고, 비치라고 하면 당연히 바닷가 해안에 있는 것만 생각했었는데 호수에도 비치가 있으니 새삼 나의 편견에 놀란다. 사실 비치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도 이해가 가긴 한다. 호수가 잔잔하기만 하지는 않아 wave가 있다 보니 바다처럼 정말 파도가 넘길거려 바다인지 호수인지 헤갈리기까지 하다. 호수를 둘러싼 산에는 스키장도 있어서 겨울에 스키리조트로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여행지라고 한다. 

  학창 시절,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산이 좋은지 바다가 좋은지 질문을 꽤나 받았었고 그 당시에 산파 바다파로 나눠서 왜 산 또는 바다가 더 좋은지 논의를 했던 기억도 나는데, 뭐, 레이크타호를 오면 둘 다를 느낄 수 있으니 취향 때문에 싸울 일도 없지 싶다.  산속 깊은 곳 바다 같은 호수! 그리고 지금 7월이라 100도(화씨, 섭씨로는 대략 35도 정도)로 넘는 날씨인데,  아직도 멀리 있는 산 꼭대기에는 눈이 녹지 않고 남아 있으니 이러한 절경도 구경하기는 쉽지 않다.  도대체 이러한 지형들은 어떻게 생겨난 건지 궁금해서 방문자 센터를 가 보았는데, 레이크 타호는 화산이 폭발한 후 그 자리에 빙하가 흘러 들어와 녹으면서 형성된 곳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간호수 이며, 수심은 세번째로 깊다고 한다. 참고로, 카자흐스탄, 러시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젠, 이란의 접경 지대에 있는 카스피해가 사실은 가장 큰데, 소금기가 많은 염호다 보니, 그래서 ‘해’라고 하는 바다를 이름에 붙은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바다로 분류를 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미시간-휴런호라고 한다.  카스피해는 원래 바다였는데 지각 변동으로 땅으로 둘러 쌓이게 되면서 호수가 된 케이스로 아시아와 유럽을 나누는 경계선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아무래도 여러 나라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데다가,  호수 부근에 석유와 천연가스가 엄청 매장이 되어 있다 보니 전략적 요충지를 차지 하기 위해, 호수를 둘러싼 국가간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한다. 에휴…… 


  날씨가 너무 덥지만 않았다면 타호 림 트레일 같은 트레일 길들을 좀 걸었을 텐데, 아쉽게도 폭포와 비치 구경밖에 하지 못했다. 호수 전체를 도는 크루즈부터 카약이나 패들보드같은 워터 스포츠들도 많았지만, 같이 간 크림씨 (말티푸 2세 강아지) 를 맡길 곳이 없어 크림씨가 갈 수 있는 곳만 갔더니 활동은 많이 못한 아쉬움은 있다. 그래도 우리 크림이 처음으로 수영이라는 것을 해 보았으니 섭섭한 마음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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