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ER
김연경. 키 192CM 73KG. 등번호 10번. 소속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포지션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정규리그 MVP 6회, 챔피언 결정전 MVP 2회, 신인상, 득점상, 공격상, 서브상, 트리플크라운 등 다수. 국제 대회 2012년 런던 올림픽 MVP, 올림픽득점 1위, 국제배구연맹 올해의 선수 1위(2021년). 배구의 황제 김연경. 그녀는 2024-2025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쳤다. 그녀의 이력에 대해서는 이루 말을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그녀는 코트 위에서 최고의 선수였고, 대한민국 스포츠계의 영웅이었다. 그녀가 선수로서 코트에서 뛰어오르는 것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일이었는데 얼마 전 방영된 ‘신인감독 김연경’이라는 프로그램은 그녀의 인생 2막을 증명했고, 또 다른 기대에 대한 설렘이 생기게 한 계기가 되었다.
프로그램에서는 프로 팀에서 방출되거나 프로구단에 입단하지 못했거나 급작스레 은퇴를 한 소위 ‘열등한’ 또는 ‘부족한’ 선수들 14명으로 ‘원더독스’라는 팀을 창단했다. 그 팀의 수장이 ‘김연경’이었다. 각자마다 개인적인 사연이 있었고, 코트에서 뛰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다. 이러한 사정들은 이인자들의 핑계였을 뿐이지만 김연경은 개의치 않았다. 7번의 경기에서 과반 이상의 승리를 해야 팀 생존이 결정되는 조건이었고, 전국 고교 배구 1위, 일본 배구 고교 1위, 대학 배구 1위 팀, 실업 팀, 프로팀, 준프로우승팀, 프로통합우승팀이라는 상대는 결코, 생존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했었다. 14명의 합도 문제였다. 어딘가 모자란 이들을 데리고 누가 들어도 최고의 팀들과의 격돌에서 과반 이상의 승리를 거머쥐는 건 배구 황제 김연경이라고 해도 반신반의의 일이었다.
초반엔 14명의 선수들은 자신감이 부족했다. 그들이 감추고 싶은 사정들과 실패감은 여과 없이 코트 위의 의기소침함과 끈기부족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연경은 포기하지 않았다. 김연경의 리더로서의 자질은 선수 때보다도 더 빛이 났다. 상대 팀에 대한 분석과 경기 분석 능력은 AI 수준이었다. 그녀의 감각과 전략은 족집게 도사 수준이었고 그녀의 눈은 매보다 더 빨랐고 정확했다. 경기 분석에 대해선 더 철저했고, 선수들에 대한 실수와 성공에 대해 정확히 지적했다. 선수들은 점차 바뀌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자신과 상대를 알고 경기에 임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자신감이 생겼다.
7전 5승 2패. 김연경 감독 데뷔의 승률은 71%를 넘었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내내 선수보다 더 인기가 많은 감독이었고, 감탄을 자아낼 만큼 그녀의 배구에 대한 실력과 열정은 그 누구도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경지였다. 그녀는 코트 안에서 밖에서 역시 리더였다.
모세의 죽을 때 나이 일백 이십 세나 그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였더라 (신명기 34:7)
그 후에는 이스라엘에 모세와 같은 선지자가 일어나지 못하였나니 모세는 여호와께서 대면하여 아시던 자요 여호와께서 그를 애굽 땅에 보내사 바로와 그 모든 신하와 그 온 땅에 모든 이적과 기사와 모든 큰 권능과 위엄을 행하게 하시매 온 이스라엘 목전에서 그것을 행한 자더라 (신명기 34:10-12)
역사상 전무후무한 영도자가 존재한다. 바로 모세. 우리는 그를 최고의 영도자라고 부른다. 그는 히브리인으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나던 때, 애굽 왕 바로는 히브리인들이 강성하여짐에 위협을 느껴 산파를 시켜 태어나는 히브리인 사내아이를 다 죽이라 명한다. 그러나 산파들은 하나님 두려워하여 애굽의 왕의 명을 어기고 남자들을 살렸다. 하나님께서 그 산파들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백성은 생육이 번성하고 강대해졌다. 이때, 태어난 모세는 석 달 동안 어미가 숨겨 키웠으나 더 이상 숨길 수 없으매 갈대 상자에 넣어 강에 띄어졌다. 바로의 딸이 이 아이를 건져서 양자로 키웠다. 모세는 당대 최고의 국가 애굽의 왕실에서 교육을 받았다.
애굽은 세계에서 가장 긴 나일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5천 년 역사의 강대국이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이고, 파라오라고 불린 왕들은 태양신의 아들로서 절대 권력을 쥐고 있었다. 온 국토가 그의 소유이며 백성들은 공납과 부역을 바쳐야 했다. 중앙집권적 국가로 성장하며 나일강의 자원을 기반으로 농업과 상업이 번성하였다. 또한 건축, 의학,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적을 남겼던 당대 최고의 국가였다. 이러한 국가의 통치자의 아들로 자란 모세가 받았던 교육과 누렸을 왕자로서의 권위는 그가 왜 하나님의 선택을 받았는지에 대한 해답에 대한 열쇠가 되기도 한다.
그는 누군가를 다스리고 이끌 만큼 충분히 지식이 뛰어났고, 권위 있는 자였다. 히브리인으로서 자국민이 노예로 괴로움을 당하는 걸 보자 애굽인을 살해하였고 광야로 도망쳤다. 그 후, 40년간 그는 광야에서 훈련을 받았다. 민수기 12장 6절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고 기록되어 있을 만큼 그는 다듬어졌다. 태생이 온유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의 성품에 대한 기록이 ‘온유함’을 대표하는 자라 하였으니 광야에서 목이 곧은 백성의 생사를 책임졌던 지도자로 갖기 힘든 성품을 지닌 것을 보면 하나님의 안목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모세가 온유함을 갖지 못했다면 그 많은 백성의 불평과 원망에 시달려 지도자로서의 길을 진작에 포기해 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모세는 수도 없이 참았다. 백성들의 시기, 질투, 원망, 불평, 질타, 좌절, 거짓, 배신에도 흔들림 없이 여호와 하나님께서 그를 부르신 사명을 수행했다. 법과 제도, 규범과 질서가 존재하는 21세기 국가도 내적 외적으로 수도 없는 문제가 발생하며 수많은 관계 부처와 기구들의 담당자들이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협력한다. 그러나 모세는 혼자였다. 물론, 형 아론이 그의 입을 대신했고, 장인 이드로의 권유로 백 부장, 천부장을 세우기는 했으나 모세가 맡고 있는 사명을 대신하기에는 입지적으로 역부족이었다. 모세가 느꼈을 책임감은 일반 지도자들의 업무량에 대한 그것을 넘어선다.
그러나 모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반석을 명하여 물을 내라는 하나님의 거룩함을 백성 앞에 보이지 않았던 일로 그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주리라 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들어가지 못했어도 그는 원망도 불평도 하지 않았다. 그는 여호와 하나님의 뜻에 순종했다. 그는 뛰어난 지략가는 아니었으나 전지전능하신 지략가 여호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함으로 인간으로서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다른 민족과 싸워 승리했고, 백성들은 그를 두려워함으로 섬겼다.
지도자는 타고난 다름이 있다. 타인을 이끌 수 있을 만큼 감정적인 훈련도 필요하고, 지식에도 뛰어나야 하고, 시련이 닥쳐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이 모든 조건이 본인의 선택일 수 없다. 김연경은 2% 부족한 선수들을 데리고 국내 우승팀을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격파했다. 모세는 목이 곧아 하나님께서 멸망시키리라 하신 백성들을 데리고 광야에서 40년을 살아야만 했고, 마침내 가나안 땅으로 들여보냈다. 누구보다도 인내함으로 누구보다도 신뢰함으로 누구보다도 기도함으로 신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지도자의 길. 그 길의 고됨을 우리는 감히 상상할 수 없다. 그들의 깊은 고뇌와 치열함 덕분에 그들을 따르는 우리가 옳은 길을 갈 수 있어 다행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며 나 자신에 대한 하찮은 존재감을 표명해도 어쩔 수 없다. 지도자는 주의 선택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