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요즘 만년꼴찌 한화이글스는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파죽지세. 그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였지만 이번 시즌 한화이글스는 다르다. 새로운 구장이 생겨서 그런 것일까 요즘 한화가 방산산업으로 인해 톡톡히 이익을 많이 봐서 지원이 늘어난 것일까? 한화이글스의 게임 예약하려고 몇 차례 시도를 했으나 실패했다. 대기 인원만 24,467명. 30분이 걸려서 접속이 겨우 되어 들어간 티켓 예매 사이트에는 휠체어자리를 제외한 전 석이 매진이었다. 야구광인 친구들과 어울려 노느라 야구에 일찍부터 재미를 붙인 막둥이 녀석은 야구 경기를 보자고 작년부터 노래를 했다. 작년에 SSG랜더스 경기를 예약했었는데 당일 비가 많이 와서 취소되었었다. 벼르고 벼르다 올해 가기로 마음을 먹고, 볼거리나 이야기 거리가 될 만한 한화이글스 경기에 가고 싶어 대전까지 원정을 가보려고 했는데 예약이 불가능한 것 같아 연휴 동안 볼만한 경기를 수소문했다. 다행히 집 근처 수원 KT WIZ를 볼 수 있었다.
하늘은 맑았다. 어제 비가 온 후 쾌청하게 갠 하늘은 오랜만에 파란 물감을 뿌려놓은 듯 했다. 바람은 찼으나, 햇볕의 따가움이 따뜻할 정도로 가감을 잘 버무린 날씨였다. 연둣빛 다이아몬드, 이만 오천의 군중, 진동의 응원과 경쾌한 타격소리, 그리고 각양각색의 먹거리. 9회말이 없었던 오늘의 역전승은 완벽했다.
6회까지 앞서는 듯 했으나 6회 말에 맞은 안타는 역전을 허용했다. 순식간에 뒤집힌 스코어.이렇게 승리가 멀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진짜 승부는 9회말부터라고 승리를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었다. 7회 말 공격. 투 런 장외 홈런이다. 5:4로 9회초 승부를 결정지었다. 9회 말은 없었다.
짜릿했다. 모든 게 완벽했던 게임이었다. 아이들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어린이날 선물이었다.
그렇다. 만년꼴찌는 없다. 승리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구든 승자가 될 기회는 있다.
며칠 전, 내가 여기까지뿐인가 하며 또 작아진 자아와 마주하였었다. 아침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사무실로 들어가기 전 회사 근처를 산책을 했다. 날이 정말 좋았다. 기분도 좋았다. 그런데 출근과 동시에 얼굴이 일그러진 상사의 잔소리를 들어야했고, 종일 눈치를 보느라 마음을 졸였다. 한없이 초라한 내 자리가 하찮게 여겨짐에 자존감이 하락곡선을 타고 내리막을 치닫고 있었던 그날의 퇴근 길, 하필이면 이 가사로 노래는 절정에 이르고 있었다.
기도를 멈추지 마라
눈앞의 상황이 마음을 눌러도
원망치 마라 너의 입을 지켜라
저들은 너의 입을 보고 있다
마음을 뺏기지 마라
내가 널 도우지 않는단 소리에
너의 모든 게 모든 게 불리해도
너는 기도를 계속해라
너 기도를 멈추지 마라
내가 너의 그 모든 상황을 바로 역전시키리니
너 기도를 멈추지 마라
내가 잠시도 쉬지 않고
모든 걸 지켜보고 있으니
바로 역전되리라
저들의 힘이 너를 압도해도
저들의 힘이 네 숨을 조여도
너는 보리라 기도의 능력을
내가 역전시키리라
너 기도를 멈추지 마라
내가 너의 그 모든 상황을 바로 역전시키리니
너 기도를 멈추지 마라
내가 잠시도 쉬지 않고
모든 걸 지켜보고 있으니
바로 역전되리라
이제 역전되리라
무슨 가사가 이렇게 진취적임이 장엄하단 말인가.
구장에서 들리는 이만 오천 군중의 목소리로 내게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듯 하다.
쉽게 삶을 단정짓지 말아라.
하나님은 천하만물을 지으신 창조주, 하 나 님 이시다.
능히 모든 걸 다 하실 수 있는 하 나 님 이 너의 편에 서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