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ing with GOD
신과 하데스가 서로 마주 보더니 斑色을 하며 나를 반긴다.
상황이 묘하다.
신앞에 머리를 조아린 나는 엎드린 채 사자를 째려본다.
속으로 계속 되뇐다.
'싸가지없는 사자 자슥, 노인을 밀치고 지만 살자고 버르장머리라곤 없는 본데없는 자슥'
'사자도 벼슬이라고 자슥, 철밥통이'
'아차, 이 말은, 생각은 취소, 평생 들어서 넌드리가 나니 내 귀에 근이 배겼나 보다.
어쩔 건데, 재량권이라고는 없는 공무원이, 사자도 나름 사후세계의 임명직공무원일 터, 법대로 일하는데,
욕하면 말하는 자만 수준 낮은 인간이지,
사자가 권한이 있는 범위를 넘어가면 재량권남용일 것이고, 권한의 남용이 잦으면 재량권일탈일 것이니.
철밥통은 지극히 법의 범례 안에서 행동한다는 것이다. 급여하고는 전연 상관없다.
애초에 공무원시험을 합격하여 임용되면 철저히 수행해야 한다. 흔들림 없이, 싫으면 절 떠나라 하지 말고,
싫은 중이 떠나면 될 것을, 그리고 공무원을 이용하지 말라, 위계로 쯧, 지금 저 사자는 자신의 권한, 재량권의
범주 내에서 행동했을 것이다. 나에게 주의 주었는데 그놈의 재채기가 때를 모르고...'
'어쨌든 아랫사람은 분수를 지켜야 한다. 철밥통이 법률과 령과 규칙, 조례에 따라 일하면 되지
쓸데없이 정치권력에 아부하는 박쥐 같은, 벌레 같은 존재가 되어선 안되지. 준법하는 철밥통이
훨씬 좋다,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도, 같이 미쳐 날뛰면 나라꼴 잘 돌아가겠다. 철밥통으로 살아라.
그것이 정답이다. 위에서 하라고 한다는 등신들 법은 뭐 하러 배웠냐, 법률의 규정에 없으면 칼 들어와도
하면 안 되는 거라, 시킨 사람 책임 안 진다. 하루이틀 장사하나'
'흠 그러니 수행사자 잘한다. 내가 미안타, 그래도 자슥아 살짝 밀어야지, 니는 부모도 없는 후레자슥이가.'
이렇게 생각하며 머리 굴리는데 신이 의외로 반색(斑色)을 하며 말한다.
"인간, 너 어쩐 일로 왔느냐? 그냥 왔느냐?" 하며 내 손을 쳐다본다.
"뭐 맛있는 것, 그때 샌드위치를 사 온다 하지 않았느냐, 사 왔느냐?"
'아, 입장 난처하네 지난번 김밥도 직접 말아서 가져다 드렸는데, 샌드위치를 잊지 않고 계셨구나. 큰일이다.'
" 아닙니다. 그냥 왔습니다. 여쭙고 싶은 말이 있어서, 담에 꼭 사 오겠습니다."
하데스, 참으로 신기한 것을 본 듯 신과 나를 번갈아 본다.
신이 나에게 묻는다.
"인간들 일은 네가 잘 알지 않느냐, 대관절 어찌 된 것이냐 너희들은 갈수록 도를 넘는다."
"예, 저희가 좀 그렇습니다. 그것이 요즘 세태입니다. 저도 그렇게 느낍니다.
옛날에는 부끄러움을 알았는데, 요즈음은 치(恥)를 모릅니다. 시대의 흐름입니다.
노기(怒氣)를 푸십시오. 모두들 지나치게 자존감이 높아 그렇습니다."
신께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자존감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이유 없는 자존감이 높은 것도 문제지. 흠"
하데스 정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신과 나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신기해한다.
하데스 :
"이게 무슨 상황인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네, 내가 무슨 코미디 콩트를 보고 있습니까."
"형님, 말씀 좀 해 주시죠."
하데스 도저히 궁금해서 못 견디겠다는 표정으로 신께 말한다.
신 :
"그게 언제였던가, 좀 되었지, 저승사자가 실수로 산자를, 그러니까 저 인간을 데려왔었어,
그때 세상 이야기를 워낙 잘해주어서 내가 인간세계가 궁금하고, 저 인간도 궁금한 게 있으면 오라고
하였지, 여기서 보는 인간세계를 저 인간이 이야기해 주어 많이 이해하게 되었지. 그래서
간혹 불러 대화를 하곤 했다네. 근데 네가 그게 왜 궁금하냐, 너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고."
하데스 :
"궁금하지 않겠습니까, 살아있는 자가 올 수 있는 곳이 아닌데 여기 버젓이 있으니.
다음에 저희 지하세계에도 한번 보내주세요. 형님"
나는 깜짝 놀라, 심장이 쿵하고 떨어지는 것 같더니 다시 피가 머리로 치솟아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순간 어지러워 쓰러졌다. 사자 우리에 고양이 새끼가 떨어져 숨도 못 쉬고 할딱거리는 것 같다.
상황이 이상하게 전개된다.
속으로 생각한다.
저놈의 하데스 자슥, 저 놈도 아주 개싸가지로구나, 신을 만나러 온 산자에게 어디서 저따위 개소리를 씨부렁거리냐, 내가 젊을 때 천명도 더 되는 남자직원들 사이에서 들어 뇌에 저장된 욕을 한 번 해볼까,
IC 미치겠네, 나는 화를 발끈 내며 하데스를 향하여 말한다.
나 :
" 그게 무슨 말인지, 소린지 모르겠군요. 저는 여기에 계신 우리의 신, GOD를 만나러 온 엄연한 손님입니다. 아무리 여기가 사후세계라 할지라도 손님, 방문자에게 이리 무례하게 대하는 법은 없습니다.
인간세상은 자신의 집을 방문한 손님에게는 예(禮)로서 대합니다."
나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하데스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천천히 다시 말한다.
그리고 속으로 말한다.
'어쨌든 하데서도 신이다. 척을 질 필요는 없다. 내가 나중에 죽어 지옥에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나. 내가 손을 꼽아봐도 나의 죄가 10손가락을 훨씬 넘는다. 적어도 가장 큰 죄인
신이 이름으로 라는 말은 하지 않았어도 나의 죄도 적잖을 것이다. 그러니 조심하고 또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척을 지지말자. 오늘 잘해두면 다음에 죽어 설사 지하층으로 가더라도 행정업무를
볼 수 있어도 좋지 않을까, 충분히 철밥통의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부드러운 얼굴과 톤으로
바꾸어 말하려는데, 문득 신의 얼굴표정을 보니 씩 웃고 계신다.
신이 잔기침을 한다.
" 음, 음, 흠"
'아이고 아차, 신이 내 소리를 들었나 보다.'
.
.
마음을 가다듬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목소리 톤은, 도레미파솔, 흠 솔음보다 중간음 미로하자,
도는 저음이라 쓸데없이 무게감이 든다, 그래 미, 미. 미, 흠 미가 좋다.
"하데스님~ 저는 심장이 무척 좋지 않답니다. 그런고로 스릴 넘치고 과격하고, 험악한 분위기,
살인하는 것, 쓸데없이 지나친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 엑소시즘 같은 그런 영화도 보지 못해요.
너무 무서워 숨을 못 쉰답니다.
저는 예민하여 제가 그곳에 가면, 불을 보면 제 몸이 타는 것 같은 느낌을 온몸으로 느낄 거예요.
그러니 그런 말씀 삼가 주세요. 부탁합니다. 죄송해요."
나는 오늘 제대로 처세술 발휘했다. 세상에서도 처세 좀 잘하지 에휴.
하데스 :
"그렇게 담이 작으면서 여기는 잘 오지 않느냐, 너 차별하냐, 뭐 어쨌든 다음에 생각해 보거라
흠, 흠, 흠, 너 냄새 좋다. 살아있는 인간냄새는 참 좋구나."
하데스 코를 벌름거린다.
신께서 하데스에게 말한다.
"살아있다고 다 냄새 좋은 것은 아니다. 악취 나는 인간이 얼마나 많은데, "
"본론으로 들어가자. 중요한 문제를 이야기 중이었다."
신 :
"너는 여기서 조금 기다려라, 여기 앉을 의자 하나 가져다 주어라. 편히 앉아있게."
사자가 의자를 나에게 가져다주며 작은 소리로 말한다.
"아까는 미안했습니다. 편히 기다리세요."
속으로 생각한다.
'무슨 나라 팔아먹은 자도 아니고 부모죽인 철천지 원수도 아니고 자기 일에
성실하다 보니 그런 건데, 뭐 어쩌겠나'
.
.
.
두 분의 신께서 대화를 하신다. 다시 진지모드다.
신(GOD) :
"동생, 아까 어디까지 이야기했지, "
하데스 :
"형님, 지옥이 넘쳐 수용이 불가하다고 했습니다. 천국을 지키시려면,
1. 연옥을 확장하시든지
2. 지옥을 순환시켜야 되고
3. 죄의 경중을 좀 구분해 주셔서 연옥으로 보내고 그곳에서 조차 회개하지 않고 나쁜 짓 하면
지옥으로 보내셔서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종당에는 천국은 텅텅 비게 될 것입니다.
이유는 천국행 조건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경계에 걸친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하게 살다가. 불행한 삶으로
어쩔 수 없이 내몰리듯 죄를 지은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판단하셔서 천국의 문을 좀 넓혀주심은 어떠신지요."
신이 곰곰이 생각하니 하데스의 말이 전혀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럼 어느 선까지 정해야 할까. 저리 고생하는데 그냥 보낼 수도 없는 것이다.
일부를 양보해 주어야겠다.
어떤 방법으로 할까, 고민한다.
두 분 신께서 머리굴린다는 것을 나도 느껴진다.
침묵이 흐른다.
.
.
.
너무 지루하여 혼자 생각을 한다.
'아니 절대 선을 정하고 단기적으로 급한 일 처리하여 한시적 특별법으로 시행하고, 장기적인 대책을 만들어가면 되지. 뭘 또 저리 오래 생각할까.'
혼자서 옷을 만지작 거린다. 아~흠 잠이 오려한다. 몸이 뒤틀린다.
순간, 신께서 말하신다.
"그래 네가 있네, 네가, 너희 문제잖아. "
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아니 이게 무슨 한밤중에 개암 밟는 소리를 아니 말씀을...'
나는 놀라서 고개를 번쩍 든다.
아~ 신이 환하게 웃으신다. 큰일 났다.
신 :
"인간여인이여,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이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느냐?"
이때까지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신다. 조미료 엄청 치셨다.
하데스 :
"그렇지 너희들 문제였네. 잊고 있었다. 전적으로 우리가 너의 말대로 한다는 것은 아니다 만,
참고로, 참고로."
아우 깜짝이야, 나에게 왜 이러시는지,
'아우 참내, 내가 어쩌다 오늘 같은 날 방문하여...'
두 분 신이 똑같은 자세를 취하며 나를 바라본다.
할 수 없다, 무슨 말이 든 해야겠다.
"두 분 신들께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계시니, 해결하셔야겠지요.
신께서는 안 한다고 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후세계 전체의 문제입니다.
해결하지 않으시면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찌 되었든 지하세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신께서 꼭 지키시고자 하는 것은 두시고, 나머지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신께서 꼭 지키시고자 하는 천국도 나중에 는 텅 비어있을 겁니다.
[낙타는 바늘구멍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인간에게 그만큼 선을 지키며 죄를 짓지 말고 살아라는 뜻으로 하셨더라도,
그 내용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고 하는 인간이 있다면 가장 지독한 거짓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한계를 정하심이 옳다고 사료됩니다.
그리고 단기적인 문제로 우선 순환이 될 수 있도록 하데스님의 의견도 참고해 보심도..."
신께서 고개를 끄덕이신다.
신 :
"그럼 우선 연옥을 확장하자. 지금 시점에 제일 빠른 순환방법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또 죄를 짓고
패거리짓을 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을 만들어 가차 없이 지옥으로 떨어지도록 하자.
그리고 특정범죄에 분파를 지어 집단행동하거나 음해하여 다른 사람에게 위해한 행동을 하는 자들,
반 연옥적 행위로 거짓선동을 하는 자도 포함시켜야겠다. 이 부분을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겠다.
하데스 어찌 생각하느냐?"
하데스 :
"그래도 경중도 가려야지요, 어떤 죄를 지은 죄인이 연옥으로 가는지, 그렇지 않으면 지옥 넘치는 것은
촌각을 다툽니다. 매 순간이 불안 불안합니다. 형님말대로 이미 인성마저 상실하였는데요.
그럼 우선 할 것을 정하시지요."
신 :
"그러게 어떻게 정할까? 이게 처음 있는 경우라 참고할 것도 없구나 한번 정하면 제법 오래갈 것인데 "
나는 속으로 생각한다.
'단번에 해결하려면 후일 문제가 생길 것이니 제일 가벼운 사항이면서 제일 많은 것을 우선 하면 되겠구먼 뭐
체스 두고 있었으니 체스게임 한판하여 이긴 사람의 안을 우선하면 되겠네, 아~ 빨리 끝내면 좋겠다.
나는 오늘 잘못 왔으니 아무것도 묻지 않을 것이다. 몸이 아파온다. 저분들 내가 건강한 줄 아나 정말...'
다시는 오지 말아야겠다 생각한다.
신 :
"그래 그걸 말로 하지 뭘 속으로 생각하냐, 너 그러지 말라했지."
하며 웃으신다.
'아차, 이일을 천계의 일에 한낮 인간인 내가, 이 머리엔 뭐가 들어 이모양일까, '
신 :
"하데스, 우리 두던 체스 한판하자. 체스로 이긴 사람이 결정하는 것으로 연옥으로 누구를 우선 보낼지,
연옥 확장은 내가 할 테니 어떠냐?"
하데스 :
"예, 형님 무조건 따르겠습니다. 일단 그렇게 결정하도록 합시다."
하데스 나를 향하여 눈을 찡긋하며 미소 짓는다.
'아니 대관절 고마우면 고맙다 하면 되지 눈은 왜 찡긋하며 웃는 건 뭐야, 아~ 소름이야.
정밀 명대로 살기 힘들다.'
두 신은 밀쳐 두었던 체스보드를 당겨 앞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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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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