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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죽림헌 Aug 30. 2024

시집을 선물 받았다

시인의 친필사인은 처음이다


지난주 도이 문학관의 시인 도이 김재권선생님의 시집을 선물 받았다.

집으로 시집을 보내주시겠다고 하셔서 기대하며 기다렸다.

2주 전 금요일 미술수업을 받고 집에 가니 책이 도착되어 있었다.

우편함에서 우편물을 가지고 올라오며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으며 손으로 두께를 가늠했다

표지의 배송자를 확인하며 얼굴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단걸음에 집으로 뛰듯이 흔히 신발을 날리며 들어와 가방도 챙기지 않고 가위로 썩둑썩둑

잘랐다. 얼마나 설레든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표지를 보니 제목이 '샤프베르크의 새'였다.

도이 김재권시집 '샤프베르크의 새' 표지

그리고 뒷장을 여니 작가님의 소개와 노란 속지에 친필 사인을 주셨다.


[죽림헌님께 도이 김재권 드림]

친필사인은 올리지 않았다. 선생님께서 뇌출혈로 재활치료는 받았으나

손놀림이 좀은 힘이 없으신 것 같아, 작가님의 손글씨 올리지 못함이 아쉽다


책을 그렇게 읽었지만 모두 내 돈 주고 사 읽었다.

직장상사가 쓰신 시집은 한 권 받았던 적이 있다.


그런 나에게 책 안에 친필 사인까지 해서 보내주셨다. 기뻤다.

아마도 내가 시를 쓴다고 쓰는데 너무 못쓰니 열심히 노력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정진한다

빨리 읽어 보고 싶었으나 저녁때가 되어 저녁 준비를 해 두고 책을 펼쳤다.

그리고 김두녀 작가님의 축사(시인, 서양화가, 상황문학문인회 회장)

도이 김재권 선생님의 머리말과 목차 순으로 되었다.


도이 김재권 선생님은 뇌출혈로 오랜 투병생활을 하셨다. 재활치료 등을 받으셨다. 

그런 연유로 시집을 내지 못하신 것 같았다.

시집은 총 3권이다. 그 외 우리나라를 두루 다니면서 글을 쓰셨다.

유렵 배낭여행을 다니시면서 글을 쓰시기도 하셨고, 성지순례도 하시면서 글을 쓰셨다.

기행수필집들이 있다. 

이 책은 2019년에 발간된 세 번째 시집이다. 

지금은 건강을 회복하셔서 참 다행한 일이었다.

가끔씩 오셔서 나의 글을 읽으시고 하트를 남겨주셔서 더욱 감사하다.

나는 나의 부족함을 잘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열심히 노력한다.

그런 주제에 또 다른 사람의 글은 흉내를 못 낸다. 책을 읽고 자연과 계절에서 내 마음을

그냥 느낀다.

도이 시집의 머리 글의 첫 글들이 내 마음에 닿았다.


머리글

시와 여행

틈이 나면 떠나고는 한다. 여행이 주는 낯선 곳에서의 방랑이 

때로는 너무나도 그리워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또 다른 내가

거기에 있었나 보다. 아무래도 역마직성(驛馬直星)인 듯, 하지만 그런 내가 좋다. 

끝나지 않을 기행의 그리움을 온몸으로 사랑하고 싶다.


작가님은 표현대로 역마직성을 가지신 듯 시작(詩作)을 서재에서 라기보다

각 지역을 여행하며 길 위의 시작이 많으신 듯하였다.

그래서 기행수필을 쓰신 것이다.

우리나라를 여행하며 그곳에서 글을 쓰시고  유럽을 배낭여행하시며 글을 쓰셨다. 

독일의 곳곳을 여행하시면서 기행수필을 쓰시고 시를 남기셨다.

붉은 지붕의 도시 하이델베르크의 시가지, 시를 쓰고 계신장소가 철학자의 길이다.


책의 목차를 쭉 읽어보다 한 제목에 멈추었다.

'정읍 정읍사의 노래'였다

그리고 쭉 훑어보니 이 책의 제목인 '샤프베르크의 새',

그리고 이미륵이 눈에  들어왔다.

많은 곳을 여행하며 지으셨다.


정읍사는 2주 전에 운전하다 문득 2 구절이 입에 맴돌아 

집에 도착하여 찾아보고 내 블로그에 올렸었다. 이 시집에도 있었다.


이미륵이란 이름을 보는 순간 나의 뇌가 순간 반짝하였다.

아, 오래오래오래전에 읽었던 <압록강은 흐른다>의 작가


<압록강은 흐른다>, <압록강은 다시 흐른다>


이 두책은 모두 읽었었다. 당시의 기억으로 가슴이 벅찼던 것 같다.

사람에게는 의식의 접점시기가 있는 것 같다.

전연 알 수 없는 곳에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비슷한 시대를 공유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우연의 연결과 시간의 공유,

그런 것들이 묘한 기시감을 느끼게 하고 공유하는 사람들이 간혹, 자주 있다.


이 시집은 그런 것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마음으로 글을 쓰신다고 하셨다

도이 김재권

<온몸으로 부딪는 어쩌지 못할 뜨거운 열정이 내 안에 있다. 

분출하는 끝없는 욕망을 형상화하려는 강한 충동의 절제와 절정, 

직접 가서 보고 느끼고 만지고 행하고 돌아와서는 

이내 그리워하며 쓰는 탐문의 진솔한 자세와 늘 목말라하는 그리움의 소산(所産)들. 

아, 아, 시를 쓰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미쳤거나 죽었을 것이다.>

#도이 김재권 #시인 #도이문학관 #선물을 받다 #이미륵 #압록강은 흐른다

#샤프베르크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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