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보면 무궁화가 생각나(16)
1990. 9. 23(일) 흐린 후 비
엄마가 오늘은 감기 기운이 있어서 몸이 많이 불편했단다.
머리도 아프고, 콧물도 나고, 자꾸 졸리고, 우리 아가의 건강을 위해 감기약은 못 먹고...
그래서 따뜻한 방에서 서너 시간 푹 자고 나니 조금은 나아진 것 같은데 그래도 여전히 불편하구나.
우리 아가가 생긴 이후로 처음 입덧했을 때 고생하고 그 후로는 건강한 엄마였는데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감기가 들었나 보다.
앞으로 더 쌀쌀 해질 텐데 우리 아가를 만날 때까지 엄마가 건강해야 하는데 걱정이 된다.
요즘은 음악을 들을 여유도, 책을 볼 여유도 없구나.
할머니께서 자꾸 부르셔서 할머니댁에 가는라.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때로 그것이 귀찮게 느껴지니 엄만 참 못난이지.
그렇지만 할아버지 할머니께 고마운 마음은 잊지 않고 있단다.
우리 아가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잘 따르고 공경해야 한다.
지금 비가 오고 있단다.
엄마가 많이 피곤하다.
우리 아가, 건강해야 한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