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우리 딸이 그렇게 공부를 잘했었어?" 큰 딸의 전화를 받고 남편이 잠들기 전 저에게 속삭인 말입니다.
큰딸은 결혼 후 사위의 배려와 응원으로 하고 싶었던 공부를 대학원에서 하고 있는데 장학금까지 받았다고 하니 큰 딸이 대견하고 기특한 마음에 남편도 기분 좋아서 제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큰딸은 대학원 석사과정 마지막학기를 견뎌내고 있습니다.
대학원에 입학하고 동기들의 실력이 대단하다며 "내가 문 닫고 들어온 거 같아!" 라며 풀이 죽었던 딸이 1학기에 장학금을 받았다는 얘기에 잘 적응하고 있구나 하고 조금은 안심이 되었는데 연이어 2학기, 3학기까지 연달아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니 동기들 중 위에서 3번째로 나이가 많은 큰딸이 동생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큰딸만의 고군분투는 아니었을 거 같습니다.
사위의 눈물겨운 고군분투도 분명 큰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아내와 얘기하기 좋아하고 같이 여행 다니는 거 좋아하는 사위가 몇 년 동안 꼼짝 못 하고 회사 다니며 살림까지 도맡아 하며 오롯이 공부에만 집중하게 도와주고 있으니 사위의 고군분투도 눈물겹습니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첫아이를 낳으면 아이가 커가는 신비로움과 함께 새로운 걸 배울 때마다 '우리 아이는 영재인가 봐!' 하며 자기의 아이가 특별하게 느껴지듯이 저도 큰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어찌나 말을 잘하는지(제 눈에 콩깍지)'영재가 아닐까?' 했었답니다.
자라면서 재미있게 말하는 큰딸과 얘기하는 게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재잘재잘 재미나게 계속 얘기하는 큰딸 때문에 작은딸은 매번 말할 기회를 놓치는 게 아쉬워 남편은 '얘기할 사람은 빨리 손들기!'로 작은딸에게 기회를 주기도 했었습니다.
큰딸의 대학원 공부로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큰딸과 만나고 얘기하는 큰 즐거움을 참고 있는 우리 가족도 고군분투(?) 중입니다.
남은 기간 힘내서 마무리 잘하길 기도하며 큰딸과 사위의 인생여정 중 하나의 예쁜 꽃으로 피워질 고군분투에 박수를 보내며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