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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도 2촌 (4도 3촌)

14. 유월은 장미의 계절

by Lydia young

지난주 촌집의 마당엔 장미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금요일, 촌집으로 갈 준비를 하며 장미꽃이 어찌 변했을까 궁금해집니다.


꽃 중의 여왕!

그 이름에 걸맞게 장미가 너무 예쁘게 피어있었습니다.

촌집을 구한 이래 이렇듯 예쁘고 탐스럽게 핀 장미를 보는 것이 처음입니다.

지난 주말,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 앉아 커튼을 열고 창 너머 바로 눈앞에 피어있는 장미 구경을 한참 했습니다.

"아~~ 예쁘다!" 아침 첫마디부터 예쁜 말이 나오는 촌집입니다.

도시에서 만발한 장미꽃을 볼 때보다 더 감성에 젖게 됩니다.


밖으로 나가 사진을 찍어 보관했습니다.

혼자 보기 아까워 동생들 카톡방에 공유합니다.

"잘 사는군!"

"거름 좀 가끔 줘요.!"

촌집을 구한 첫 해 장미를 함께 심었던 남동생이 뿌듯함을 조용히 표현합니다.


지난해 초여름 장미가 예쁘게 피기 시작해서 한참 볼 줄 알았는데 벌레가 생기며 장미가 더 이상 피지 않았습니다. 벌레가 왜 생겼는지 알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었는데, 올해엔 장미를 늦여름까지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의 촌집 마당엔 마당 둘레길 조성을 위한 작업을 하던 남편의 자재들이 작업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집을 돌아볼 수 있는 둘레길을 만들겠다고 전날부터 남편이 열심히 작업하다 멈춘 모습 그대로입니다.

일찍부터 작업을 시작한 남편은 허리가 아픈지 한 번에 일어서지 못하고 'ㄱ'자 모양으로 허리를 일으키고는 쉬었다 똑바로 일어섭니다.

그 모습에 웃음이 나오며 "무리하지 말아요."라고 얘기하지만 '씨익' 웃고 다시 일을 합니다.


지난밤에도 작업을 마친 남편은 저녁 식사 후 작업의 피로가 몰려왔는지 일찌감치 이층으로 올라가 잠을 청했습니다.

새벽녘, 자고 있던 내 침대로 들어오며 "아~따뜻하다! 추웠는데..." 하는 겁니다.

이층에서 이불도 덮지 않고 잔 모양입니다.

아직 촌집의 아침저녁은 서늘한 기온이라 이불을 덮고 자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러게 따뜻하게 이불 덮고 자라니까 감기 걸리게 왜 그러는 거예요?" 말하니 "단련!" 하는 겁니다.

아침부터 어이없는 웃음으로 깨우는 남편의 순발력 좋은 입담은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주말이라 늦잠을 자도 좋으련만 남편은 새벽부터 텃밭을 돌아보고 난 뒤 다시 작업에 집중합니다.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나 봅니다.

한창 예쁜 장미꽃 앞에서 작업하는 남편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놓습니다.

새롭게 변할 촌집의 모습과 장미꽃 예쁜 유월의 모습이 추억의 한 페이지로 저장됩니다.

주말엔 비가 오신다는 예보가 있지만 운치 있는 촌집을 즐기러 오늘도 설렘으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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