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다.
괜히 흐릿한 날씨에
감정이 무너지는 것 같은 날.
히히 호호 웃다가도
상대의 말 한마디에
순식간에 바닥까지 내려가는 그런 날.
오늘은, 내게 그런 날이었다.
나도 모르겠다.
왜 눈물이 흐르는지.
왜 심장이 쿵쾅거려 숨이 턱턱 막히는지.
왜 손발이 저릿하고
자꾸만 몸에 힘이 빠지는 건지.
누가 톡, 하고 건드리기만 해도
팡, 하고 터져버릴 것 같은
그런 날.
그런데도
“왜?”라고 물으면
딱히 답을 할 수가 없다.
힘들다고 말하면
핑계처럼 들릴까봐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나는
지금, 힘이 든다.
지친다.
누구와 대화할 힘도,
감정을 나눌 에너지조차 없다.
그냥 조용히,
오롯이 내 세계 안으로
푹 빠져 있고 싶은 날.
오늘은 그런 날이다.
아직도 눈물이 툭하면 터진다.
눈시울이 벌겋고 뜨겁다.
“곧 나아지겠지.”
스스로에게
작은 다짐을 되뇌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