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눈을 감고 있었어

by 이담우

나는 잠만 잤다.

잠 속에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에 취해, 아이들을 잠시 미뤄둔 채

틈만나면 침대에 몸을 눕혔다.

비몽사몽에 흘려 보낸 날들이 수두룩이다.

3~4개월 그렇게 지냈으려나,

어느날 신랑이 조심스레 말했다.

“3년 정도 잔거 같아, 요즘엔 어때?”

그 말이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충격이었다.

나는 그저 요즘, 잠시 흐릿했던 시기라 여겼는데

돌이켜 보니,

내 새끼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집안 살림도, 바깥일도 제대로 보내지 못했던게

그저 요즘 일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3년 이라니,

믿을 수 없었다.

내 세월이 그렇게 흘러가 버렸다는 건

어쩌면, 어지러운 삶 속 에서는

나를 지키기 위한 필요한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아이들에게는

끝내 미안한 일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싶었다.

차려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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