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인가
왼쪽 발가락 윗면에 굳은살처럼 보이는 티눈이
영 성가시기 시작했다.
작년, 아니 재작년쯤부터
슬금슬금 자라더니
어느 순간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통증도 없어
굳이 제거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집 작은 아이가 말했다.
“엄마, 이건 뭐야?” 라며 그것을 살살 건드렸다.
그때부터다.
내 눈에도 잘 띄지 않던 그것이
갑자기 꼴 보기 싫어졌다.
한번 신경 쓰이니 계속 거슬렸다.
안 되겠다 싶어,
다음 날 바로 약국에 가서 티눈고를 샀다.
첫날엔 아무 변화가 없었다.
샤워하며 갈아준 게 전부였다.
그렇게 2~3일쯤 지나자
티눈이 하얗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보기가 싫어서
다시 티눈고로 덮었다.
그때부터
티눈에 통증이 느껴졌다.
발가락에 열감이 오르고,
통증이 발을 타고 올라오기도 했다.
전체가 짓무르기도 했다.
'괜히 가만히 있던 걸 건드렸나..'
짜증이 밀려왔다.
이 조그만 게 나를 이렇게 살살 건드나 싶기도 하고.
병원 하루면 끝날 일을
괜히 고생을 사서 한다 싶었다.
그렇게 또 며칠을 애 먹었을까.
보기도 싫은 상처를 자꾸 들여다보게 됐다.
그렇게 자꾸 본의 아니게
상처를 괴롭혔다.
며칠이 지나자
어느새 더 벗겨낼 표면도 없어졌고,
딱딱하고 흉했던 티눈은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는 새빨간 속살이 드러났다.
나는 그 티눈을
정성껏, 아니
무심한 듯 꾸준하게 마주하며
결국 치유해 냈다.
그 과정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상처는 건드려야 아물기 시작한다는 걸.
곪을 만큼 곪아야
다시 재생할 힘을 얻는다는 걸.
계획도 없던 시점에
나는 내 상처를 건드렸다.
그리고 그렇게 상처는
곪고 곪다,
조용히 아물기 시작했다.
티눈을 보며
참 별생각을 다 한다 싶었지만
사실, 마음의 상처도
같은 방향이 아니던가.
꾹꾹 숨기고,
절대 티 내지 않으려 할수록
오히려 나를 더 옥죄더니,
작게나마 표현하고
작게나마 누군가에게 보여주자,
누군가는
슬며시 나를 보듬어 주었다.
나는 그렇게
내 마음의 상처도,
조금씩 아물어 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