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라는 문물을 처음 접했을 때를 기억한다.
늘 면대면으로 주문하던 나로서는
그것이 그렇게 거북스러울 수가 없었다.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하면 끝날 주문을
나는 낯선 기계 앞에서 씨름을 해야 했다.
때는 홀로 간 서울에서 였다.
친구가 공항으로 마중나오기로 했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기에 들어간 커피숍.
제주에서는 아직 키오스크 보편적이지 않아
직접 주문을 하는게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서울은 달랐다.
많은 사람들이 사람도 아닌 것에 줄을 서 있었다.
얼핏 보면 그것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같기도 했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운전할 때도 뒤에 차가 붙으면 괜히 조급해 지는데
이건 한 두명도 아니고,
몇 사람이 내 뒤에서 내 손가락을 보고 있을 거라 생각 하니,
등골이 오싹했다.
앞 사람이 주문하는 걸 유심히 봤다가
나도 따라할 생각 이었다.
고개를 빼꼼 내밀어 관찰했고,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그저 아메리카노 한잔 주문 해,
편한 자리에 앉아 우아하게 친구를 기다리려던 계획은
이미 무너진 지 오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