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야 보이는 것들

관심과 무관심

by 달그림자

"무관심 때문에 사람은 실제로 죽기 전에 죽어 버린다."-엘리 위젤


이 말은 정말 소름 돋는다. 실제 내가 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남편의 무능함으로 아이들을 시어머니가 데려가셨다."남편이 못 벌면 너라도 나가 벌어라."라는 말과 함께 아무 준비 없던 아이들과 내게는 날벼락같은 일이었다.


그 일 이후 나는 남편의 무능함이 주는 고통과 내가 져야 했던 현실의 무게를 외면하기 위해 일부러 남편에게 무관심으로 일관했었다. 오로지 아이들과 돈에만 관심을 갖고 지냈던 시간 속에 남편은 어쩌면 실제로 죽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막상 뜻하지 않은 사고로 죽어버린 남편을 향한 나의 마음은 두고두고 죄책감에 시달렸어야 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나의 무관심 때문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운 정과 고운 정'이라는 말이 있다. 오랜 시간 함께한 노부부들의 말을 들으면 '미운 정도 정이라고 그 미운 정으로 산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 미운 정도 관심이 있으니 생기는 것이라는 것을 알겠다. 아무리 미워도 관심을 내려놓아서는 안 되는 것을 난 그것을 했다.


무관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 마음을 가졌던 내가 가끔은 무섭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저지르는 가장 큰 죄는 그들에 대한 미움이 아니다. 무관심이야말로 가장 큰 죄다. "-엘리 위젤


'넌 뭐가 그리 잘 났냐'는 자책으로 남편에게 가장 미안하다면 그 무관심을 가졌던 내 마음이다.


이제 와서 미안하다는 말이 무슨 소용일까?

하지만 정말 미안하다는 생각을 한다.


'조금 더 함께하면서 그 미운 정이라도 갖게 해 주지'라는 생각을 수 없이 했다.


혼자가 되어 어린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충분한 관심으로 키우지 못했다. 허덕이는 시간들이었기에ㅡ


이제 와서 나의 관심은 말없이 지켜봐 주는 것뿐이다.

너무 많은 관심은 지나친 간섭을 할 수도 있고 너무 적은 관심은 자칫 무심하다 서운할 수 있으니 적정한 거리에서 적정한 관심으로 바라봐주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런 관심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너무 중요함을 느낀다. 적당한 거리에서의 관심 갖는 것을 우리 아이들을 통해서 배우고 있는 것 같다.


어려서 못해주었던 마음에 뭐든 다 해주고 싶은 내 마음이 관심을 넘어 자칫 관여를 하게 된다는 것을...


"만능인이 된다는 것은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안다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사랑한다는 뜻이다." 야콥 부르크하르트 (Jakob Burckhardt, 스위스의 역사가)


늦게서야 배운다. 관심 갖는 법이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런 관심으로 보았을 때 비로소 그 사람의 마음이 보인다는 것을..


사랑으로 보려 할 때 보이는 것, 그것으로 알아가며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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