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쉰 세대, 지금부터 나로 산다

60을 바라보며

by 달그림자

인생에 계절이 있다면 나는 가을쯤 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전전긍긍하는 생활 속에서 당장 눈앞의 불을 끄기에 급급했던 내가 노후를 제대로 준비했을 리가 없다.


그러나 어떤 박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소소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만드는 것이 경제력만큼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나는 그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지나온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나는 가장 무관심했던 대상이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깨닫는다.


그 후회와 반성을 딛고, 사랑을 담은 관심을 나 자신과 세상에 돌리기 위해 나는 쉰 세대의 나이에 다시 '나의 일'을 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태권도이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심판을 시작했을 때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었는데, 어느새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그러나 난 심판 생활이 즐거웠다.


그 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나 자신이 세상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도전을 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태권도 심판 활동은 움츠러들었던 나 자신을 일으킬 수 있었던 유일한 시간이었다.


​심판에서 협회 이사로 활동하며 해외를 다니게 되었고, 해외의 태권도 실상을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중국의 현실이나 올림픽 종목 유지 등, 우리가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태권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음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해외에서 열악한 환경에서도 목숨을 걸고 태권도를 전파한 원로 사범님들의 노고를 보며, 내가 해야 할 '나의 일'이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우리나라의 문화를 지키고 전파하는 사명임을 깨달았다.


​이러한 사명감으로 나는 태권도 관련 일을 계속하려 생각하며, 동네 또래들에게 태권도를 통해 건강을 챙길 수 있게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나는 관심 갖는 법이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배웠고, 사랑으로 보려 할 때 비로소 그 사람의 마음이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나는 태권도라는 '나의 일'을 통해 그 사랑을 세상에 실천하고 싶다.


​넬슨 만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고귀한 일은 다른 사람 안에 있는 선을 발견하고, 그것을 소중하게 다루어 주는 것이다."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꿈에 부푼 10대처럼 모든 것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마냥 좋다. 태권도는 내가 세상을 크고 넓게 볼 수 있도록 해주었고 난 그 세상을 품었다.


원하는 결실을 얻고자 아직 늦지 않은 이 쉰 세대에 나는 나로서 살기를 연습하고 익히고 있는 중이다.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다시 몸에 기름칠을 하듯 움직이면서, 나의 쉰 세대를 잘 마무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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