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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숙 Oct 18. 2023

나는 쉰 세대

60을 바라보며

인생에 계절이 있다면 나는 가을쯤 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나는 어떤 결실을 얻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단지 노후에 걱정 없는 경제력만을 생각한다면 난 해 놓은 것이 없다. 전전긍긍하는 나의 생활에서 당장 눈앞의 불을 끄는데 급급했다. 그런 내가 노후를 준비했을 리가 없다.  


그런데 어떤 박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직 난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노후 준비는 경제적인 것도 중요하겠지만  소소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그 오랜 시간을 일을 하지 않고 지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돈이 있고 연금이 있는 상태라면 당연히 더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일을 갖는다는 것은 건강 문제에서도 경제적인 문제에서도 너무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적더라도 꾸준하게 들어올 수 있는 수입원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만드는 것이 노후의 준비라고 말한다. 나는 그 말에 공감을 하면서 한편 힘을 얻었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고 그 방법을 내가 해 나갈 수 있다면 반 이상 성공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왠지 조급했던 나의 마음이 조금은 안도가 되면서 자신이 생겼다. 그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내 나이가 얼마가 되었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몰두를 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아직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난 이 늦은 공부가 즐겁다. 요즘 한참 많이 얘기하는 AI에 관련된 공부도 하고 그것을 활용하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만들어 보기도 한다.


나름 그림책을 만들어 아마존에 올려 보기도 하고 하나씩 시도를 해보며 그 안에서 나의 일을 만들고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양옆에 뉘어놓고 7~8권의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그 내용들을 짜깁기하여 이야기를 해주면 우리 아이들은 그것을 더 좋아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 기숙사 생활을 하던 아들이 1주일에 한 번씩 집에 오던 때였다. 느닷없이 오늘은 엄마랑 같이 자도 되냐고 한다.  어린이도 지났지만 그때처럼 얘기를 해달라며 딸과 같이 두 아이가 양옆에 누웠다.


눈을 감으니 눈 내리는 겨울밤이 떠올랐다. 어린 손자와 하얀 강아지와 할아버지가 사는 오두막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야기를 만들어서 해주다 보면 항상 마무리가 어려웠다. 그날도 그랬다. 하지만 이야기를 마치고 나니 실제 있던 옛날이야기냐고 묻는다. "아니, 지금 생각나는 대로 얘기한 것인데 어려서 들었을 때보다는 재미가 없지?"라고  물으면 "아니 재미있는데 마무리가 조금 그러네. 엄마가 동화책을 써보면 어떨까?" 그 이후 아들은 내게 동화책을 만들어 보라고 얘기를 해 왔었다. 그러나,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싶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AI의 힘을 빌어 그림도 내가 직접 그릴 수 있고 조금만 배우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늦은 나이란 없다. 난 쉰세대이지만 신세대만큼 빠르게 따라가기가 힘들더라도 꾸준하게 공부하며 해 나간다면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 전에 없던 자신감으로 동화를 통해 나도 세상에 나눔을 하게 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몸담고 있는 경기도태권도협회에서는 해마다 우수선수와 각 태권도 도장에서 몇몇 아이들을 선착순으로 해외어학연수를 보내고 있다. 인솔자로 갈 때마다 느끼는 부분이 있었다. 조금만 아파도 약에 의존을 하여 약을 너무 과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이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학부모님들이 카톡으로 약을 먹였는지 확인을 해온다. 약이 필요로 하지만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아이들이 조금만 아파도 약을 찾고 약에 너무 의존하는 모습에서 걱정이 되었다.


다녀와서 자연치유력과 약에 관련된 4권의 책을 읽고 영상을 만들어 학부모님들께 보내드리고 조금은 덜 먹였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하게 되었다.  어느 만큼 나의 뜻이 전달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것도 다녀와서 느낀 대로 나의 할 일이라 여겨졌었다. 심판과 심사평가위원으로 태권도 관련된 일을 앞으로도 계속하려는 생각을 하다 보니 건강을 위해 알아야 할 것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한 해가 가면서 조금씩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기다 보니 좀 더 진지하게 건강을 생각하게 되었고 스트레칭을 하며 무뎌진 몸놀림을 다시 추스르게 되었다. 그러면서 동네에 내 또래의 분들에게도 태권도로 자신의 건강을 조금 더 챙길 수 있게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운동으로 태권도가 될 수 있도록, 생활 속에 할 수 있는 운동이 태권도가 될 수 있도록 나부터 시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본격화하기 위해 다시 운동을 하며 준비를 하고 있다.


또 나의 살아온 이야기는 지금 힘들고 누군가에게 의지를 하고픈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로 적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졌다.



나는 이렇게 나의 할 일을 찾아 하나씩 나의 일로 만들고 그것으로 나의 쉰 세대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 앞으로도 내가 알아야 할 내용들을 찾아 계속 공부를 하며 나의 쉰 세대를 조금은 풍성하게 만들고자 한다. 원하는 결실을 얻고자 아직 늦지 않은 이 쉰 세대에 나는 나로서 살기를 연습하고 익히고 있는 중이다.


이제 곧 인생에서의 겨울을 맞게 되어 돌이켜 보았을 때,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한 것은, 나의 할 일을 찾아 그 일을 해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또한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될 것이다.  


다시 몸에 기름칠을 하듯 움직이면서 나의 생각과 마음에 만들어진 나의 모습을 보며, 나의 쉰세대를 잘 마무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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