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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숙 Sep 22. 2024

버려야 할 것들

쓰레기

며칠 전 우리 건물에서 이사를 가고 새로 이사를 왔다. 예전 같았으면 아쉬움과 반가움이 있었을 테지만 요즘은 누가 사는지 얼굴을 거의 볼 수 없어 딱히 아쉬워하거나 반가워할 일이 없어졌다.


오히려 이사를 가면서 버리고 간 쓰레기와 이사를 오면서 버려지는 레들 때문에 얼굴을 붉히게 된다.


그런데 버려진 쓰레기 모습에서 버린 사람의 인성이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겉으로는 교양도 있어 보이고 배려도 많은 사람처럼 보였던 사람에게서 버려진 쓰레기 모습을 보면 그동안에 보였던 모습을 의심을 하게 한다.


요즘처럼 분리수거를 따지고 피해를 주지 않으려 하는 세상에 밤에 몰래 내려다 놓는 쓰레기의 모습을 보면 가져다 그 집 앞에 놓아두고 싶은 심정이 든다.


분리수거는커녕 대충 아물려서 버려진 쓰레기봉투사이로 삐집고 나온 쓰레기들이 나뒹구는 모습을 보면 화가 치밀게 된다.


당연히 봉투에 담겨서 분리가 되어야 하는 것들은 하나씩 홀로 뛰어논다.


쓰레기를 버릴 때 인성도 같이 내다 버렸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집만  깨끗하면 된다는 이기적인 마음에 아무렇게 내다 버린 쓰레기들은 나뒹굴며 천대를 받는다. 치워지기 전에 누군가의 손이 한번 더 가게 만드는 그 마음에는 무엇이 들어있는 걸까?


버려야 할 것은 쓰레기와 함께 버려진 그 양심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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