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집행유예
뉴스를 보다 보면 집행유예라는 단어를 많이 들을 것이다.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징역 0년 집행유예 0년이라는 문장을 심심하지 않게 들었을 것이다. 그럼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나? 저 판결은 징역형을 내리는지, 집행유예를 내리는지 어떤 처벌을 내린 건지 헷갈리지 않나? 오늘은 이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볼까 한다.
집행유예는 한 마디로 형의 집행을 미루는 것이다.
집행유예는 형법 제1편 제3장 제4절 ‘형의 집행유예’에 근간을 두고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짐작하겠지만, 집행유예의 가장 큰 목적은 형을 집행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반성의 시간을 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감옥에 보낼 수도 있지만, 상황, 처지 등을 고려하여 사회에 다시 적응하게끔 집행을 연기해 주는 것이다. 또한 현실적인 측면도 있는데 한 해 수십 만 명씩 쏟아지는 범죄자를 전부 교도소로 보내게 되면 이를 국가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모든 형벌에 적용 가능 한 것은 아니다. 3년 이하의 징역/금고형에만 선고가 가능하며 최대 5년까지 1년 단위로 선고가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선고한 형량의 2배 기간을 집행유예 기간으로 하는 경우가 많으며 (ex-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드물지만 벌금형에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게 되었다. (훨씬 중한 징역/금고형이는 가능한데 벌금형에는 불가하다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
형의 집행을 미루는 거지 죄가 없다는 건 아니란다.
집행유예 선고 시 형사소송법 제331조에 따라 구속영장은 효력을 잃고 피고인은 석방된다. 이것을 보고 그럼 형 집행도 없이 석방이면 무죄가 아니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집행유예는 무죄가 아닌, 형 집행을 유예하는 것이기에 전과 조회에서 기록이 남으며, 그에 따른 불이익 역시 존재한다. 집행유예의 경우 모든 공무원 직렬에 대한 지원 자체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기업에서 흔히 내거는 ‘해외여행에 결격사유가 없는 자’ 조건에도 걸리는데, 범죄 기록을 확인하는 것은 범죄 수사, 병역 의무 등 법으로 정해져 있어 사기업이 채용을 이유로 범죄 기록을 조회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이러한 조건을 내놓는 것이다.
집행유예는 보완해야 할 점이 너무나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소위 말하는 ‘높으신 분’의 면죄부로 활용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집행유예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범죄 기록에 남고 여러 가지 불이익이 있다고 해도, 부유층과 권력층은 집행유예를 받아도 사회적인 비난은 받을 수 있지만 그들이 살아감에 있어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집행유예는 판사가 임의로 내릴 수 있으며, 법에서 제시하는 요건 역시 판사가 임의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전적으로 판사의 재량 하에 집행유예 처분을 내리는 것이기에 자칫하면 남발할 우려가 있고 사법부와 결탁한 기득권의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존재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물론 작가 역시 범죄를 예방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아무리 문명화된 시대에도 다양한 종류의 범죄는 반드시 발생하기 마련이며 범죄를 차단한다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모든 범죄에는 원인이 있다. 그 원인에 대해 단지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하는 것보다는 우리 사회가 한번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단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개인이 그렇게 된 이유가 우리 사회에 어떤 것이었는지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