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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목표. 멀리 두지 않습니다

by 마리혜

저는 꿈, 목표를 멀리 두지 않습니다. 꿈이라기엔 소박한, 목표라기에는 거창하지 않은 작은 것들입니다. 콧방울에 송골송골 맺힐 정도 애쓰는 일이라면 즐겁게 시작합니다.


설렘을 안고 이루어가는 과정이 더 즐겁습니다. 소소한 것을 이루었을지라도, 큰 꿈과 목표만큼 즐겁고 행복해할 자신이 있습니다.


만족하고 웃을 수 있으면 그만입니다. 그 속에서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내가 꾸는 꿈과 목표를 잡고 집착하며 애쓰고 달려온 삶만이 행복한 건 아니었어요.


이제는 돌아와, 꼬마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스스로 삶의 지혜를 넓히고 가꾸어 가는 내 아이들의 화사한 얼굴에서 행복을 더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남편과 함께하는 일과 중에도 나를 위한 소소한 꿈과 목표에 잠시 일탈을 꿈꾸어도 충분해요. 작은 목표를 이루어가는 것도 저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왜? 꿈은 크게 가져야 해.”라고 말할 수 있어요.

큰 꿈은 울 아들딸. 그리고 손주들에게 맘껏 펼치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매일 꿈꾸고, 세운 목표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은 모자람이 없을 테니까요.


가장 가까운 일들로 채우는 소소한 꿈, 목표. 소중하게 담고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올해 가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을 마음먹은 건 지난봄이었어요. 우리 꼬마들 이야기를 묶어서 전자책을 내려던 참이었지요.


작은 별 이야기를 주제로 손주들과 짧게 꾸밀 생각이었어요. 마음먹은 것처럼 진행은 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3월에 책을 출간하고 나서 생각보다 몸이 조금 지쳐있었어요.


생각했던 것이라 그동안 블로그에 써왔던 글 중에서 하나씩 추려내기 시작했어요. 막상 책을 내려고 문장을 살펴보니까 왠지 어색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글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당시에 일어났던 마음을 그대로 옮긴 글이고, 날것처럼 가장 싱싱했기에 조금 더 다듬기로 했습니다. 부족한 것은 다시 써보자 생각하고 딸들에게 부탁했어요.


자주 만나지 못하니까 꼬마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가족 카톡에 자주 올리라고 주문했어요. 또 꼬마들과 자주 통화하고 될 수 있으면 시간이 될 때마다 꼬마들과 자주 만나려고 애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머릿속에 내내 어떻게 쓸지 고민하는 것으로 봄을 보냈어요. 글 생각이 늘 머릿속에 머무는 동안 이미 지쳐있었지만 드러나지 않은 알 수 없는 증상들로 몸을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마음은 앞서고 있는데, 지친 체력은 몸으로 말해주고 있었어요. 지친 체력은 꼭 책 출간 때문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렇게 여름 내내 몸을 이기지 못하고 한없이 어둠 속으로 소리 없이 스며들었어요.


죽을 것만 같은 몸으로 뜨거운 여름을 지내고 내가 좋아하는 가을을 맞습니다. 짙은 어둠에서 빠져나와 밝은 창가에 겨우 기대어 버티던 날들이 진짜 내 모습으로 돌아와 이제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잠시 멈추었던 꼬마들의 전자책을 다시 다듬고 정리하는 시간을 보냅니다. 조금 늦으면 어때하는 마음으로 성급하지 않게 준비할 생각입니다.


건강이 무엇보다 우선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글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나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소박한 꿈과 목표를 가진 이로부터 누군가는 나도 할 수 있어!라는 희망을 얻게 하는 글이라면 더욱 행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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