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굿모닝! 사랑합니다.

by 마리혜

굿모닝!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변함없이 인사해요. 밤새 잠겼던 목을 가다듬고 파#음높이로 다정하게 말을 건네요. 하루의 시작을, 인사하며 서로의 안녕을 확인해요.


처음 아침 인사를 할 때, 괴상한 표정 짓던 생각이 나요. 일어나서 눈곱 떼다가 웬 굿모닝이냐며 멀뚱히 쳐다보던 모습을요. 멋쩍은 웃음이 눈가 주름에 아롱져 보석처럼 반짝였어요.


당신도 한때 힘이 넘치던 때가 있었지요. 무엇이든 주어진 일은 두려움 없이 헤쳐나가는 사람이었어요. 언제나 믿음직했어요. 그래서 더 고마워요.


가끔 곤히 잠들어 있는 당신 모습을 오래 지켜보곤 해요. 이젠 참 많이 늙었더군요. 우리는 어느 생에 인연이 되어 지구별에서 부부로 만났을까요. 당신과 함께하는 이 순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어요.


나는 다음 생에도 당신 만나고 싶다고 말해도, 당신은 언제나 생각해 본다는 말로 일관했죠. 그래도 좋아요. 무뚝뚝한 말도 사랑인 줄 아니까요. 아침을 같이 맞이할 수 있는 당신이 있어서 고마워요. 사랑합니다.


손주가 네 명이나 되는 사람이 웬 사랑 타령이냐고요? 이 나이에 사랑이라는 말이 낯간지럽긴 해요. 사랑의 감정이 푹 익어서 곰삭았다고 할까요? 지금이 이해하고 아끼고 더 사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매일 아침 나누는 인사가 무뚝뚝해도 좋아요. 그 표정이 웃게 해요. 오히려 웃으면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요. 그거 알아요. 어떤 때는 밖에서 겪은 일을 어린아이처럼 주저리주저리 할 때는, 마치 응석 부리는 어린아이 같아요.


그런 걸 보면, 당신도 나이 들면서 점점 어린아이가 되어 가요. 내 손길을 더 많이 필요로 하죠. 우리는 그렇게 서로 필요한 것을 채우면서 살아가면 돼요.


우리 연애편지 하던 시절이 까마득히 생각나요. 지금도 고이 간직하고 있는 빛바랜 편지 뭉치가 서랍장 한편에 놓여있어요. 오랜만에 추억을 들춰주네요. 그땐 뜨거운 게 사랑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식지 않는 사랑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30년 조금 지났죠? 사무실로 깜짝 편지했던 때가 기억날 거예요. 납작한 껌 두 개도 넣었었죠. 연애편지처럼 감동과 재미, 웃음을 주고 싶었어요. 좋아하던 그때 모습이 아직도 선명해요.


참 오랜만에 그때처럼 편지를 써봅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 편지가 더 나이 들어 추억의 편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도 먼 훗날, 아빠 엄마를 추억하는 편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건강하게 곁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