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방치 논란 터진 공개 예정 드라마를 보며

드라마 '현혹'

by 이슈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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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어느 날이었다. 바람이 스치며 풀 냄새가 옅게 번졌는데, 발치에는 누군가 남기고 간 컵과 봉지가 흩어져 있었다. 잘 가꾼 길 위에 놓인 작은 무심함이 이상하게 눈에 밟혔다. 아무도 모르게 버려진 흔적은 금세 주변 풍경을 흐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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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을 떠올리다 보니, 최근 제주도 숲에서 있었던 촬영 이야기와 겹쳐졌다. 드라마 한 편을 위해 모였던 사람들이 떠난 자리, 숲은 한동안 쓰레기로 채워져 있었다고 한다. 컵홀더에 새겨진 문구 때문에 어느 작품의 흔적인지 쉽게 드러났고, 곧 사과문이 뒤따랐다. 문제는 금세 수습됐다지만, 사진으로 남은 풍경은 오래 기억 속에 남는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수지와 김선호가 연기하는 드라마 ‘현혹’이다. 원작은 섬세한 그림체와 느린 호흡의 전개로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웹툰. 아름다움 속에 감춰진 미스터리를 차근차근 쌓아 올려 끝내 호기심을 끊지 못하게 만들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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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에서 수지는 세월이 흘러도 늙지 않는 신비로운 여자 송정화로 변신한다. 한 무명 화가의 초상화 모델로 등장하면서, 그의 삶을 뒤흔드는 존재가 된다. 김선호가 연기하는 윤이호는 불면증과 기묘한 사건들 속에서 점차 혼란에 빠지고, 결국 그녀와의 만남이 삶의 전환점이 된다. 긴장과 매혹이 교차하는 두 인물의 관계는 관객에게 낯설고도 묘한 울림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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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남겨진 흔적처럼, 작품을 둘러싼 이야기는 이미 시작된 셈이다. 작은 부주의가 때로는 큰 울림을 남기지만, 동시에 사람들은 여전히 그 작품이 보여줄 세계를 궁금해한다. 마치 버려진 쓰레기 너머로 여전히 빛나는 숲의 풍경을 떠올리듯.


언젠가 드라마가 공개되는 날, 우리는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화면 속에서 펼쳐지는 미스터리가 현실의 기억과 어떻게 겹쳐질지. 그리고 그 속에서 무엇을 바라보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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