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어른이 되기 전

그 사이를 견디며 피어난 모든 날들

by 나그네

그렇게 또다시 시작된 길은,

결국 다음 여정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다.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려 할수록

눈앞에 펼쳐진 건 혼돈뿐.


무엇이 잘못된 걸까.

단지 자라고 싶었을 뿐인데,

그저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을 뿐인데.


사막 어귀, 멀리 반짝이는 오아시스를 향한 걸음은

어느새 신기루 속에서 헤매는 일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다시,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섰다.

이곳저곳,

눈에 들어오는 길마다

줄 위를 걷는 곡예사처럼

발을 디디고 손을 뻗어보았다.


처음엔 오른쪽, 그다음엔 왼쪽.

수십 번, 수백 번, 수천 번

넘어지고 또 일어섰다.


쉼은 있었지만, 멈춤은 없었다.

전혀 다른 방향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저 그 자리에서 조금씩 나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지나온 길 위엔

가시에 찔린 듯한 상처들이 남았고,

손끝과 발끝마다

붉은 열매를 쥐었던 것처럼 자국이 배어 있었다.


처음은 작고 여린 싹이었다.

계절을 맞고, 견디고,

조금씩 자라난 끝에 남겨진 것은

흔적이 아니라 성장의 모양이었다.


말로 남기지 않아도,

이 길을 걸어온 시간은

어느새 다짐이 되었고,

어딘가를 향한 조용한 기록이 되었다.


완전한 어른은 아직 멀리 있지만

그 모습에 닿기 위해

앞으로도 수많은 사계절과

이름 모를 모험들이 이어질 것이다.


성장의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 평행선.

그러나, 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어디쯤 일지는 알 수 없지만,

어른이라는 이름을 향해

길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전 08화모험의 캔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