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너에게, 우리에게
어릴 때는
나도 참 쉽게 흔들리는 나무였다.
비가 조금만 내려도 축 처졌고
바람이 불면 이 길이 아닌가 싶은 마음에
가지 끝에서 벌써 포기하고 싶어졌다.
누가 봐도 잘 자라는 나무들이 있었고
나는 그 옆에서 더디게 자라는 게 늘 초조했다.
한참을 돌아가는 내 뿌리를 보며
‘잘못 자란 건 아닐까?’ 자꾸만 되물었으니까.
하지만 나무는
어떤 방향으로든 자란다.
비틀어 자란 가지에도 꽃이 피고,
굽은 줄기 끝에도 햇살은 닿는다.
지금 이 길이 실패인지, 돌아가는 건지
사실 우리는 알 수 없다.
그건 어쩌면
신만이 아는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뿌리를 조금 더 깊이 내리는 일.
햇볕을 향해 천천히 자라는 일.
흔들리면서도 계속 서 있는 일.
어린 나무였던 내가
비바람을 견디며 자라
이제는 어른 나무가 되어간다.
완전히 단단해진 건 아니지만,
이제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 같다.
이 연재를 시작했을 땐
막 돋아난 새순처럼
조심스럽고 여렸지만,
지금은 조금 더 깊어진 뿌리로
당신 앞에 서 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이야기다.
하지만 진짜 끝은 아니다.
이건 한 권의 마지막 페이지일 뿐,
다음 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연재 글에서, 새로운 글로 다시 만나요.
여기까지 짧은 시간 동안 함께해 줘서 고맙습니다.
우리, 다음 계절에도 계속 자라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