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닌 나로

(~척)

by 나그네

모르는 척


안 들은 척


부럽지 않은 척


관심 없는 척


사실은


다 알고 있고


다 보고 있고


속은 뜨겁게 끓는다


지인이 핸드폰을 슬쩍 내민다


“이거 알아? 이거 어때?”


난 웃는다


이미 본 거지만


처음 보는 척


별로인 척


괜찮은 척


이건 경쟁이 아니라


겉으로만 평화로운


조용한 전쟁


SNS엔 성공한 척


연애 잘하는 척


행복한 척


못 본 척


쓸쓸한 밤도


편집하면 예술이 되니까


우린 모두


현실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가면을 들고 산다


척, 척, 척


그 위에 또 척


진심을 말하는 순간


유난이 되고


질투를 말하는 순간


못난이가 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