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오면
어제는 저장되지 않는다
구겨진 셔츠를 펴 입고
다시 사람 흉내를 낸다
‘괜찮습니다’는
오늘도 가장 먼저 보내는 메일
커피는 쓰고
회의는 길고
퇴근은 늘 늦고
그래도 사람들은 말한다
“그래도 일하니까 괜찮은 거야”
그 말이
가장 비참하다는 건
아무도 모른다
희망은
점심시간에 잠깐 켜졌다가
퇴근길에 소진된다
내일은
또다시 새로고침
언제부턴가 나는
살아가는 게 아니라
견디는 중이다
그래도, 또 일어나
출근이라는 버튼을 누른다
미래는
무한반복의 뒤편 어딘가에 있을 거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