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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해

by aa

하루를 끝내는 건 언제나 작은 무너짐이야


가로등 아래 늘어진 그림자처럼

내 마음도 천천히 늘어지다 결국 스러지지


그래도 나는

오늘을 낭만해


슬픔은 종종

달빛 아래서 더 예뻐지고

허기는 재즈 한 곡에 가볍게 묻혀지니까


내가 사랑한 건 그 누구도 아닌

불확실한 순간에 반짝이는 감정들이었어


촉촉한 밤공기,

늦게 잠든 창가,

우연히 지나친 눈빛 하나.

그 모든 게 이유 없이 나를 살아가게 했어


상처도, 미련도, 가끔은 그리움조차도

전부 안은 채로, 나는 오늘을 낭만해


부서진 마음 한 조각쯤은

달빛에 비춰 반짝이도록 그대로 두자.

그 조각도 시처럼 밤에 머물게 하자


그러니까,

무너진 하루 끝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시 한 줄처럼 살아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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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