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루를 쌓아가다 보면
어릴 땐 누구나 꿈이란 걸 가슴속에 키우고 꿈을 꾼다. 꿈의 빛깔도 모양도 가지가지 일 것이다.
어떤 꿈은 현실적이고 돈을 쫓아가는 일 일 수도 어떤 꿈은 세상과 현실과 어긋나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 일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는 것, 나의 길이 어디를 향해가야 하는 걸 알아내는 일이 꿈을 이룬다는 것인 것도 같다.
나는 꿈이 있었을까?
어릴 때 내가 좋아하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10살쯤 나는 요리프로를 좋아했고, 만들어보고 싶었다. 엄마가 부엌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으면 곁에서 지켜보곤 했다. 종종 간단해 보인다 싶은 것들은 직접 해보겠다고 했다. 요리사가 되어보고 싶기도 했었다.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다. 언니의 피아노 반주에 노래 부르면 기분이 좋았던 거 같다.
어떤 일을 할 때 음악을 꼭 틀어놓고 하는 것 같다. 지금도 고급음향기기들은 아니어도 방마다 거실 주방 베란다에서도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턴테이블, 라디오, 시디플레이어, 블루투스피커가 구비되어 있다. 가수가 되고 싶기도 했었다. 노래는 특출 나게 잘하진 않았지만..
시 비슷한 걸 끄적거리는 것도 좋아했다. 그럼 작사가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문예창작과 에 가보고도 싶었다. 하지만 성적이 안되었다.
그림을 배워보고 싶었고, 미술학원에 안보 내줘서 대학을 가는 대신, 디자인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이루고 싶었던 꿈이었던 건지, 그냥 좋아서 해보고 싶었던 건지 시도는 해보고 싶었다.
어설픈 재능들은 천재적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 앞에서 좌절을 하게 되기도 한다.
적당히 잘하는 거처럼 보인다면, 엄청난 노력을 해서 앞으로 치고 나가지 않으면, 어쭙잖은 재주가 되기 일쑤이다. 세상엔 태생적으로 보석 같은 재주를 타고난 인재들이 어마무시 많은 거 같다.
생각했던 일들을 다 이루지 못한다 해도 시도하는 거 자체로 아무것도 안 하고 말뿐인 사람들에 비하면 충분하다.
욕심부린다고 내 뜻대로 다 되지도 않는다.
매일이 무의미하다고 , 나는 되는 일이 없다고, 내 팔자는 왜 이렇까? 이제 사는 것도 지겨워, 그만 죽고 싶다.
짜증 나, 열심히 한다고 해도 늘 그 자리야...
투덜투덜 거리며 살아온 많은 시간들 나의 마음가짐에 따라 인상이 달라지기도 했다.
인생도 달라진다 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살았었다. 그냥 될 되로 돼라 하면서 허비한 시간들도 많았다.
계획적으로 다른 길로 새지 않고 앞만 보고 조바심 내고 살아온 사람 조금 느슨하게 계획은 없지만 대충 살아온 사람.. 인생의 답은 없다 전자 후자 중 누가 더 성공을 할지 실패할지도 정해진 답은 없다.
다만 인간이 갖고 있는 적응력은 어떤 상황이 왔을 때 허둥거리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고 망각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삶의 굴곡 앞에서 아등바등거려도 결국은 살게 되고 평안이 오는 날이 있기 마련이다.
욕심을 좀 버리고 내려놓기를 하는 시간이 빨리 올수록 짊어진 무게도 가벼워질 것이다.
타고난 성격이 이성적인 건지, 차가운 건지 어떤 상황에서 단호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성격의 사람이 부러웠다. 지금도 그렇긴 하다
난 미적거리고 사람을 잘 믿으며 사람의 천성도 변할 수 있을 거라고 강하게 믿는 사람이다. 그래서 상처도 더 받고 살았던 거 같다.
이혼을 하고 점을 보러 점집을 많이 다녔었다.
난 별로 안 가고 싶었는데 주위에서 용하다고 가보자고 끌고 간 경우가 많았다.
"이혼할 팔자였네 결혼을 두 번 해 , 그렇다고 남자복이 있지도 않아 혼자 벌어먹을 팔자고 주위에 남자들은 꽤나 꼬여드네, 남자덕 보곤 못 살 거야" 여러 군대 가보면 거의 똑같은 소릴했다. 궁금한 것도 없었고 그때만 해도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 했을 때라 듣고만 있었다. 듣고나도 맘이 더 답답했고 좋은 소리라곤 "밥은 먹고살겠네, 말년운은 그럭저럭 괜찮을 거야" 이소리뿐이었다.
우연찮게 내림굿 하는 곳을 따라갔었는데, 트릭을 쓰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신 발 좋을 때 봐준다고 깃발을 뭉쳐놓고 뽑아 보라 해서 여러 번을 뽑았는데 희한하게 계속 같은 색깔의 깃발이 나왔었다.
그때는 "아빠가 딴살림을 사는 구만, 조상중에 신당 차렸던 사람 있었네 넌 내가 신당 열면 따로 꼭 와해줄 말이 많아!"
무서워서 다음에 신당을 방문하지 않았다.
어쭙잖은 소릴 듣게 되면 괜히 찝찝할 거 같아서, 그 후론 점집은 한 번도 가질 않았다.
인간이 맞닥뜨릴 수 있는 좌절의 순간은 얼마나 여러 번일까? 어릴 적 순탄치 못한 가정환경, 질병, 결혼생활. 이혼, 일, 연애, 사기, 결별, 등 사는동안은 어떤일이던 일어날수도,또 좌절을 맛볼수도 있을것이다.
난 지금 행복한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봤다.치열하게 살았던 이십 대 삼십 대 사십 대 보단 맘의 여유가 생겼고 경제적 여유는 여전히 풍족하진 않지만 바라는 욕심들이 많지 않은 관계로 잔잔한 취미생활을 할 수 있고, 지인들과 종종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것에 만족을 하기 때문에 그런 스트레스는 없다.
많이 내려놓고 사는 요즘도 가끔 분노버튼이 한 번씩 눌려지면 부화가 치민다. 권태기가 왔는지 종종 알 수 없는 남편의 욱하는 발언들로 분노가 차오르고, 남편한테 의지하고 싶고 기대고 싶은 맘이 채워지지 않는 것에 대한 헛헛함이 더 커진다.
남편도 애정결핍이 있는 건지 보듬고 감싸주는 스타일보단 챙김을 받고 싶어 한다.
정 이 더 많고 맘 약한 사람이 이럴 땐 패자가 되는 것 같다.
문제없는 부부 사이가 정말 있을까?
문제를 어느 정도 서로 맞혀가며 살아가는 거겠지... 남편은 말이 없는 사람이며. 한쪽 귀도 잘 안 들린다 못 들어서 답을 안 한다고 생각해 보청기를 맞춰줬지만, 무용지물이 되었고, 어떤 문제가 생기면 회피를 하는 스타일이라 나랑은 성향이 전혀 다르다는 걸 티브이프로 오은영박사의 부부상담을 보고 조금은 알게 되었다.
"무슨 호사를 누리겠다고 재혼을 했을까!
내 멋대로 살던 자유를 왜 버렸을까 "후회도 해봤지만, 혼자 늙어 가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도 드는 것 보면 안 맞는 것도 그냥 받아들여야 되나 보다.
나는 오늘 하루도 살아낸다.
어떤 상황의 일이 생겨나면 상황에 맞춰가며 살아내겠지...
살아온 시간 동안 그랬던것 처럼 살다보면 살아지는걸 아니까,나를 비롯해 세상엔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많은 슈퍼맨들이 살아가고 있으니까
에필로그
일기를 쓰듯 주1회 글쓰기를 시도 해봤습니다.
나와의 약속 이었기에 지켜보려 노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글쓰기가 쉬운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저에겐 쉬운일은 아니었습니다.
보잘것 없고 흥미를 끌어내는 소재의 글이 아님에도 좋아요 눌러주시고 구독해주신 진짜 작가님들에게 감사인사 드립니다.
저번주에 연재를 못했습니다. 남편의 건강에 이상이 생겨 하루종일 병원 동행을 해주니 좀 지쳤었어요.
내일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제가 더 조마조마 하네요
미운정도 정이겠죠 부부는 부부인가봅니다.
작가님 독자님 모두 건강하시고 첫번째 살다보면 살아져 글을 이쯤에서 마무리합니다. 남편의 검사결과를 듣고 와서 마음이 좀놓이네요 최악의 상황이 아닌것으로도 감사의 마음이 드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