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치지 못하는 유혹

COFFEE

by 윤 슬

싱크대 한구석에 까만 알갱이 커피병이

들어있었다.

엄마는 손님이 오시면 커피병을 꺼내

끓는 물을 부어 커피잔에 커피를 타서 대접해 드렸다.

킁킁 나도 모르게 코를 벌름거리며 커피잔에 코를 대었었지 향기로운 이건 무슨 냄새인가

새까만 게 간장색이었지만, 너무 향긋했다.

마셔보고 싶었다.

엄마는 안된다고 그랬다.

"아이들은 커피 먹으면 머리가 나빠져

아이는 먹으면 안 돼"


어느 날 엄마가 시장에 가시는 걸 보고

두리번두리번 살금살금,

싱크대 문을 열고 커피병을 꺼냈고

뚜껑을 열자 고소하고 향긋한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다.

맛있겠다 하고 함박 웃으며

신나서, 숟가락으로 한 수저 크게 떠서

한입에 털어 넣었다.

아!! 써라 에퉤퉤

너무 써서 정신이 아득해졌다.


어린 날 첫 커피 알갱이의 기억은 쓰디썼다

시간이 흐른 후 커피를 마시면 잠이 덜 온다 해서 고등학교 때 시험기간에 국사발에 커피를 타 마시곤 했다. 커피와 잠은 내겐 무관했고,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취직을 했고 사무실에선 커피를 탔고, 커피, 프림, 설탕 2.2.2의 비율 거기다 물량까지 조절을 잘해서 커피는 미스송이 잘 탄다는 소리도 들었다.

직원한테 누구누구 씨도 아닌 '미스송'이라고 불리는 시대였다니...

충무로였나 명동이었나, 쟈뎅커피점이 있었고 난 거기서 원두커피를 처음 마셔봤다.

커피를 앞에 두고 음악을 듣고, 앉아있으면 왠지 내가 분위기 있어지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그때 마셔본 원두커피는 솔직히 무슨 맛인지는 몰랐다. 시럽을 타서 마셨으니,

요즘세상 제일 많은 게 카페인 거 같다.

스타벅스 체인점이 작은 땅덩이에 제일 많은 나라

식사 후 커피를 찾는 건 하루의 루틴 중 하나가 되었다.

위가 안 좋거나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이 병원에 가면 늘 듣는 소리가 커피를 끊으라고 한다.

이미 나도 모르게 커피에 중독돼 있는 것 같다.

한때 카페붐이 일어나 바리스타자격증이. 유행했었고 뒤늦게 나도 자격증을 따놓았다.

바리스타 이론을 공부할 때 알게 된 것인데,

커피는 에티오피아 고원지대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전해지며, 9세기경 양치기 칼디가 자신의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먹고 활기차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자신이 먹어본 후 각성효과를 느끼고 수도원장에게 알렸으나 수도원장은 커피콩을 불에 던졌으나 볶은 커피콩에서 퍼진 향에 이끌려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는 유래가 있다고 했다.

커피는 친목도모의 음료 이기도하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거나, 가까운 지인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을 때 "우리 커피 한잔 할까요?"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좋은 사람들과 도란도란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집에선 원두자동머신과, 드립커피를 내려먹기도 하고 라테를 만들어먹으며, 맛있다는 원두회사를 찾아 구매를 해서 먹어본다.

최근 늘 먹던 원두를 또 주문했는데 탄맛과 쓴맛이 크게 느껴져 구매처에 문의를 해봤더니, 그날 로스팅이 기존보다 오버로스팅 됐다고 했다.

'이런 예민한 미각 같으니'

추석 때 뒤집어진 위 때문에 2주째 커피를 못 마시고 있다.

남편이 커피를 뽑을 때 눈을 감고 코를 벌름거리며 커피 향이나마 흡입해 본다.

아. 향기로운 커피 향

먹지 말라하니 더 생각난다. 카페인성분의 중독성 때문에 악마의 유혹이라고 불릴만하다.

베란다에서 쑥쑥 크고 있는 커피나무 한그루에 꽃이 피길 바라며 애지중지 물을 주고 있다. 혹시 알아 커피콩이 열릴지..

오침중이다 깨버린냥이와 커피나무
커피나무

저와 커피 한잔 하실래요?

바쁜 일상 머리 아픈 일들 잠시 내려놓고 커피 한잔의 향기와 여유를 느껴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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