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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 Mar 21. 2022

경이로운 문화재단 생활 6탄_부사수

나에게도 부사수가?


나 1980년 후반생 김밍밍

초등학교 때 영어수업이 신설되고 1세대 핸드폰이 도입되었다. (도스 윈도우95)

중학교 때 중등교육이 의무교육으로 바뀌고 월드컵에 대한민국이 미쳐있었다. (윈도우 98)

고등학교 때 동방신기와 빅뱅이 나타났고 미국에서는 아이폰이 출시됬다. (윈도우Me)

대학생 때 스마트폰이 상륙했고 아이폰4를 득템하게 된다.



나를  MZ세대라고 말하기에는

세대간 범주가 너무 크지않을까?


내가 회사 혹은 주변 지인들 사이에서 느끼는 세대별 구분은 

탄생년을 기준으로

80년대초~80년대중반   80대중반~90년대초반(나는 이쯤)   90년대~00년대

이렇게 나누어 보고 싶다.


같은 음악과 같은 문화를 겪었는지, 그리고 우리나라 사회 구조를 바꿔놓은 IMF를 기점으로 나누어보면 얼추 세대감각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김밍밍, 80년대초반인 팀장님과는 같은 음악을 들으며 크지 않았고,

90년대 초반친구들과 같은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90년대 생 이후 친구들과는 확연히 자라면서 들어온 음악이 다르다.


그렇다.

나 김밍밍, X세대 Z세대 사이에 끼어있는 어설픈 MZ세대인 것이다.

나의 마음 한 구석에는 흥선대원군이, 다른 한 곳에는 멘하튼 중심부에 살고 있는 핫한 셀리나가 살고 있다.



어서와, 여기는 처음이지(핥짝)

만년 막내일줄 알았던 내게도 부사수가 생겼다. 

물론 한시적 계약직원들이였지만 어찌하건 나와 반년정도를 함께 일할 직원들이 들어온 것이다.

드디어 핥아볼 뉴비가 생겼다. 

짧은기간이나마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인수인계하고 이 친구들이 재단에서 근무하는 것에 대해 대해서 결정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아내 알려주겠다는 자신감 넘치는 포부와 함께 새로온 직원들과 함께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였다.

생전 처음으로 팀장에 대한 미안함이 들었다.


하나하나 알려주며 실무단위가 진행될 무렵일까? 나의 고민은 시작되었다.

조직 구조상 위에서 결정되는 일들이 많았고, 그걸 이해하기에는 새롭게 일하는 친구들이 너무나 신세대였다.

싱그러운 아이디어와 자유로운 업무분위기를 가진 친구들은 마음 한쪽에 흥선대원군을 품고 있던 나와 결국은 부딫치게 되었다.

업무의 이유를 내가 납득을 바라는 에티튜드에 나는 긴 밤 불꽃처럼 터져버렸다.




하라면 하라는대로 좀 해

나는 직장선배로서는 다정한 편이다.

신규 동료가 오면 다정히 하나하나 인계하고, 다혈질이지만 특정 사람을 대상으로 벼락같이 화를 내지도 않는 편이다. (주로 화를 낸다면 불합리한 구조,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편이다)

나는 부사수들에게도 따뜻하고 리더쉽 있는 사람이 되려고 했다.


당시 4명의 부사수에게 여러 일을 나누어 분배했고 게중에는 정말로 깔끔한 업무처리를 하는 친구도 있었고 조금 손이 더딘친구도 있었다.

사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나에게 큰 고민사항은 아니었다.

다만 일 하는 도중 모든 건에 대해서 내가 부사수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시켜야만 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터져버렸다.


예를 들자면,

A라는 아이템으로 결정이 되었다. 이 결정은 이 행사를 위해 꾸려진 추진단에서 결정된 사항이다.

우리는 A라는 아이템 중 가장 주제에 잘 맞고 예쁜 색감과 재질을 골라서 구매하면 되는 일을 하면 되는데...

왜 A로 해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느라 진땀을 뺀 적도 있다.


나 역시 전형적인 ENTJ성향으로 납득이 안가면 일이 안되는 체질인 나는 사실 살짝 공감능력이 빻아있기에 "당연히 팀장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당연한 리더"라고 생각했다.

실무자인 내 입장에서 팀장은 당연히 리더쉽을 발휘해야한다고만 인식했던 것이다.

그러니... 따져묻고 납득시키라고 하는 직원들이 편치는 않았겠다라는 생각을 난생 처음으로 했다.


확실히 이 때 생각의 차이를 많이 느꼈다.

개인에게 좀 더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MZ세대와, 그렇지 않은 그 이상의 세대 사이에 껴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어떤 방식이 옳고 그르다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당연한 시대의 흐름과 생각의 전환이 차이를 만들어 내듯,

이러한 마음 가짐 안에서 꼰대와 젊은꼰대 그리고 요즘사람을 여러 어휘들이 정의되는 것이 아닐까?


이들 사이에 끼어있는 중간세대인 나 역시 이 사이에서 어떤 역할과 어떤 자세로 임해야하는지 알게 된 좋은 1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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