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닭이 이렇게 많은가 했더니, 길가에도 닭이 들개마냥 풀어져있다. 이래서는 누구 닭인지 알 수 있으려나, 닭이 도망은 가지 않으려나 궁금하지만 닭도, 주인인 누군가도 평화로운 걸 보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 모양이다.
첫 날은 분명 닭이 우는 소리에 잠을 설쳤다. 한국의 우리 집에서는 나지 않는 소음이었으므로. 잠귀가 밝은 나는 부족한 수면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잠들지 못했다. 그러므로 나는 짜증스러웠다. 이곳의 닭들은 왜 이리 안예쁘게 우는 것이며, 이곳의 창은 왜 이리 방음이 안되는 것인가.
닭 소리가 조금은 익숙해진 지금. 나는 예쁘다는 기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불편하다는 감정에 대해서도. 이방인인 나는 어디서 굴러와서 이곳의 닭이 예쁘게 울지 않는다고 감히 말하는가. 아침마다(사실은 하루 종일) 목청을 뽐내는 저 소리를 어찌 소음이라 멋대로 말하는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향기를 맡고 다른 풍경을 보기 위해 집을 떠나왔으면서, '다름'을 '불편'으로 느끼는 나의 모순이사뭇 부끄러운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