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4
주변 탐문에서는 강형사의 말대로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평이 좋지 않았다. 몇몇 사람은 악마가 쓰인 것 같은 사람이었다는 얘기를 스스럼없이 했고 어떤 사람들은 정말 잘 죽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신(神)의 심판이었을 것이라는 말까지 하는 것을 보면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었던 것은 확실했다. 그러나 몇몇의 용의자로 조사했던 사람들도 그런 끔찍한 방식으로 살인을 저지르기에는 너무나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들 모두에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알리바이가 있었다.
사체부검에서 나온 것처럼 온몸의 피를 혈관에 바늘은 꼽아 서서히 빠지면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것은 단순한 살인의 목적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태가 되게 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 시간 동안 피해자는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몸은 묶거나 했던 흔적이 없는 것을 보면 가사(假死) 상태로 있었을 것이고 약물 등의 확인이 아직은 불가능했지만 그것으로 마취를 시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가정이 가능하다.
현장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사체가 누워 있던 철제로 된 침대를 제외하고는 사각형 모양의 작은 탁자뿐이었고 그 위에는 초를 켰던 흔적이 많이 있었다.
화상의 흔적으로 보이는 것이 사체의 몸의 7군데에 있었는데 손목과 발목의 안쪽의 4군데와 급소라고 불리는 곳 3곳이었고 왜 그곳에 화상의 흔적이 남았는지조차 명확하게 알 수 없었다.
사체가 입고 있던 옷은 아무런 흔적이 없는 것을 보아 화상을 입은 후에 입혀진 것으로 보였고 그랬다면 사망에 이를 때까지 알몸의 상태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알몸 위에 초를 켜고 한쪽 팔의 혈관에서 피를 뽑아내는 형태. 초를 켠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또 온몸의 피를 뽑아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모든 상황이 의문투성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