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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는 날들

연재소설 8

by 옆집사람

"근데 이 집안은 어째 아들 셋이 모두 엄마 판박이죠? 아빠 유전자가 없어. 옆집아저씨가 아빤가"

피해자 가족을 만나고 온 강형사는 가족사진을 내밀며 농담을 건넸다.

"그래서 누가 그 교회에 다니고 있는 건지 확인은 했고?"

"셋째가 교회를 다닌 적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청년회 활동은 거의 안 했고 그 장소에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고 하네요 "

" 다른 사람은 없고?"

"둘째인 이재옥은 교회를 다닐 사람이 아닌 것 같고요. 오늘도 못 만났어요. 집에 안 들어온 지 열흘도 넘었다고, 첫째도 공시공부하느라 고시원에서 생활한 지 3년쯤 됐다는데 고시원에서 먼 교회까지 왔던 것 같지는 않고요. 교회는 안 다닌다고 본인도 말하고요"

"그럼 피해자가 셋째 아들하고 다녔다는 거네?"

"같이 다닌 건 아니고요. 엄마가 교회에 같이 가자고 하니까 몇 번 같이 갔던 것 같아요. 그래도 같은 교회사람들은 피해자를 나쁘게 얘기하지는 않아서"

"좋은 사람이래?"

"아니... 좋은 사람이라기보다는...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었다고"

" 그게 그거 아닌가? 신앙심 깊은 사람이면 좋은 사람인 거? 여태 누구도 좋은 사람이란 소리는 못 들었었잖아. 개과천선을 한 건가? 교회 다니면서 회개해서"

"그것도 아닌 것 같긴 한데.... 사진 가지고 현장주위에 탐문 한번 더 해보려고요. 피해자를 본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뭐든지 연결되는 게 있겠죠 "


우리가 찾아낸 키링으로 찾아갔던 교회에서 뜻밖에 피해자가 그 교회에 독실한 신자인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보면 그곳을 빌린 것은 피해자 자신일지도 모를 일이다. 처음엔 청년회를 위해 빌린 것은 아니고 그저 신자들끼리의 모임을 하기 위해서였는데 어쩌다 보니 청년회가 자주 사용하게 된 것인지 그것도 알 수 없었다. 장소를 빌린 사람만 알 수 있어도 뭔가 잡힐 것 같았는데 부동산에서는 역시나 아무것도 생각해 내지 못한다고 했다. 여자는 아니라고 그것도 50대는 아니었다고 나이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젊은 학생 같은 모습이었다는 것 외엔 기억하고 있는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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