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소설 9
“찾았습니다. 키링.. 청년회.. 거기거”
탐문을 나갔던 강형사가 흥분한 목소리로 돌아왔다
“천천히 말해봐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잖아”
“그니까 교회 갔었는데요 그 청년회에 자주 다닌 사람 이재승이었어요. 첫째요”
“ 공시공부한다는? 무슨 소리야. 교회 안 다니다며?”
“그니까요. 본인도 그렇게 말했고 다른 가족들도 다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사진을 가지고 교회에 갔다가 청년회 소속인 사람을 만나서 사진을 보여줬는데 알아보더라고요. 처음부터 같이 성경공부를 하던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그런데 이상한 건 이재형하고 이재승이 형제인걸 모르더라고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 셋째인 이재형이 피해자의 아들인 건 교회에서 많이들 알고 있었는데 이재승이 아들인 건 모르더라는 거죠. ”
엄마가 같은 교회에 다니는데 아들이 다니는 걸 다른 가족들은 몰랐다는 것이 꼭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굳이 숨겨야 할 일도 아닐 텐데 가족 중 아무도 그가 같은 교회를 다닌 것을 알지 못했고 본인도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것도 더군다나 첫 번째 조사에서는 사건장소에 대해 아는바 없다고 증언한 것은 의심해 볼만한 일이었다.
“ 왜 교회 안 다닌다고 했어요?”
“ 교회 다니는 거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어요”
“ 사건장소에 대해서도 왜 모른다고 했어요?”
“ 거기 가봤다고 하면 교회 다니는 거 말해야 하니까요”
“ 왜 교회 다니는 걸 알리는 게 싫었는지 말해줄 수 있어요?”
“ 창피해서요”
“교회를 다니는 게 창피해요? 왜요?”
“ 아뇨. 교회를 다니면서 이렇게 살고 있는 게요. 하나님을 영접하고 그 말씀을 듣고도 올바르게 살지 못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니까요”
“올바르게 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나요?”
“ 형사님은 악마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악마는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악마는요 머리에 뿔이 달린 그런 모습이 아닙니다. 아주 평범하고 순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서 우리는 흔들어요
서로를 의심하게 하고 서로를 미워하게 하죠 서로 곁에 있지 못하게 하고 서로를 이간질하죠. 그래서 나쁜 것을 나쁜 것으로 알지 못하게 해요.
좋은 것을 할 수 없게 하고 다른 이의 고통이 즐거워지게 하죠.
악마는요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게 하고 모두를 지옥으로 이끌고 들어가죠, 악마의 몸에 있는 피가 그래요. 그리고 그 피가 이어져 가는 거예요. 그래서 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거예요. 대를 이어서 그런 짓을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하고 있고 있어요. 없어지지 않는 그 피를.... 하나님의 성수로..... 모두 씻어서 다시는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도록 해야만 해요. “
이재승의 대답에 망설임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