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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콤불닭순한맛 Sep 21. 2022

[가을/데이트 코스] 니지모리 스튜디오

경기 동두천

<니지모리 스튜디오>는 1년 전부터 짝꿍이 한번 가보자고 노래를 불렀던 곳이다.

일본에서 대학을 다닌 짝꿍은 인생의 가장 화려했던 20대를 일본에서 보낸 사람이라 코로나로 막힌 일본 여행의 아쉬움을 이곳에서나마 달래 보려고 한 것 같았다.


처음에 니지모리 스튜디오 사진을 보여주면서

“여기 어딘 줄 알아?"

라고 물어봤을 때 나는 어디 일본에 있는 우리나라의 한옥 마을 같은 곳인 줄 알았다.

"동두천에 있대."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다니... 언젠가 꼭 가보자. 마음을 먹고서는 그간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서

여기저기 다른 곳을 먼저 가다 보니 일 년이나 훌쩍 지난 올 9월에야 가게 되었다.

날씨 좋은 주말이라 사람이 많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없었고 산 속에 외따로 자리를 잡고 있어서 붐비지 않고 딱 좋았다.

영업시간: 평일, 주말 11시~9시 30분 (입장 마감 8시)
입장료: 2만원/1인
주차비: 3천원/5시간 기본, 이후 1시간당 추가 요금 1천원
* 만 19세 이상 성인만 입장 가능한 노 키즈 존
* 반려동물 출입 금지


오픈 시간이 11시였는데 11시 반쯤 도착하니 사람은 별로 없고 한산한 느낌이었다.  

11시부터 1시까지 입장 고객에 한해 니지모리스튜디오 안에서 사용 가능한 코인 5천원을 1인당 지급한다.

우리는 만원 겟. 이것으로 밥 먹을 때나 차 마실 때 사용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이곳에 있는 음식점 자체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그래도 4만원 입장료 내고 만원 돌려받은 셈이라 뭔가 공짜로 받은 느낌이긴 하지만 입장료 자체에 한번 놀란 마음은 만원을 돌려받는다고 가라앉진 않았다. ㅋㅋ



입구부터 진하게 밀려오는 일본 갬성.

에도 시대의 일본을 재현했다고 한다.

이곳은 용의 눈물, 여인천하 등을 제작했던 故김재형 감독이 2012년 사극 촬영 당시에 드라마 세트장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만들었고 이것을 최근 테마 파크 형식으로 오픈한 것이라고 한다.

니지모리 스튜디오의 마스코트인 네 마리의 고양이를 한 번에 다 봤다. 사람들한테 아양을 부리며 비비작 거리는 냥이들이 너무 귀엽다. 고양이 팔자가 상팔자.


그리고 펼쳐지는 포토 스팟들의 향연.

생각보다 규모가 좀 작은 편이었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았고, 어디에서 찍어도 사진은 잘 나온다.

밥 먹고 천천히 전체를 둘러보는 데까지 한 시간 반 정도 소요되었다.


우리는 하나하나 세심하게  살펴보는 타입은 아니고 전체를 둘러본 후 필요하거나 궁금한 곳만 가는 편이라 기모노를 대여하는 곳이나 주전부리를 파는 곳은 들어가진 않았지만, 주변에 기모노 빌려 입고 사진 찍는 분들이 많았다. 젊은 연인들이나 대학생들이 단체로 많이 오는 .

'아 풋풋하다. 나도 사진 하나에 설레고 즐거웠던 시절이 있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한 바퀴 둘러만 봤는데도 옷이 땀에 다 젖었다.

점심을 먹으러 선택한 곳은 니지라멘집

맛이 전반적으로 엄청나지는 않았지만 의외로 차슈가 너무 괜찮았다. 지금까지 먹었던 라멘집 중 차슈가 크고 두툼해서 불향과 육즙을 가득 머금고 있다.

그리고 먹은 디저트들

태어나서 당고를 처음 먹어보았다.

구운 떡을 꼬치에 꽂아 꿀이랑 미숫가루를 뿌려 놓았는데 내 취향은 아닌 듯

너무 더워서 들어간 카페.

생각보다 내부가 넓었고 굉장히 엔틱 했다.

일본에서 가져온 골동품이나 소품들로 채워진 공간



니지모리에는 동물의 형상을 하고 있는 일곱 수호신이 존재하는데 거북, 여우, 고양이, 토끼, 늑대, 멧돼지, 독수리의 신을 모신 제단이 곳곳에 있다. 복전함에 돈을 넣고 소원을 빌 수 있도록 꾸며 놓았는데 많은 이들이 소원을 적어 리본으로 묶어 놓았다.

내 소원도 이렇게 적어서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소원이란 게 별 게 있나 싶다.  

그냥 이렇게 별 일 없이 사는 게 소원이라면 나는 지금 이루고 있는 게 아닐까?


아침 9시 반에 출발한 우리의 데이트 코스는 오후 4시에 집에 도착하여 마무리된다.

오늘도 즐겁고 알찬 일요일이었다.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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