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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콤불닭순한맛 Dec 04. 2022

읽고쓰다 #11. 책은 도끼다

얼어붙은 감성을 깨뜨리고 잠자는 세포를 깨우는 책들이 필요할 때


사실 박웅현 팀장은 이전

김민철 작가의 <모든 요일의 여행>과 <모든 요일의 기록>이라는 에세이에서 먼저 알게 되었다.

이렇게 말하니까 꼭 무슨 내 지인 같지만

하여간 김민철 작가도 광고팀에서 일을 하는 분이셨는데 박웅현 팀장은 그분이 일하는 팀의 팀장님이었고,

그녀는 그 에세이에서 자기가 정말 닮고 싶고 본받고 싶은 존경하는 선배님 내지는 조력자로 그를 소개했었다. 그녀가 에세이에서 쓴 많은 인용구나 책을 읽고 난 감상 뒤에는 항상 그의 조언이나 그와의 대화가 배경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녀에게 깊은 영감을 주는 선배이자 상사 내지는 동료, 친구였던 박 팀장과 같은 분이 내 곁에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녀의 책을 읽는 내내 가지게 되었다.

 

안 그래도 박웅현 팀장님이 어떤 분인지 궁금했던 그즈음,

우연히 인천교육청 시책사업 '랜선 북카페'에 박웅현 님의 <책은 도끼다>와 <여덟 단어>라는 도서를 선정하여 진행된다는 공문을 보고는 주저 없이 바로 신청해버렸다.


이틀 뒤 싱싱하게 도착한 그의 책을 받아 들고 단숨에 읽어나갔는데

우선 놀라웠던 것은

너무나도 쉬운 문장으로 구성되어 술술 읽히면서도 그 의미는 전혀 모호하지 않고 적확하게 와서 꽂히는 점이었다. 정말 필력이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되었다.


두 번째 놀라운 점은 이 책의 구성과 그의 박학다식함이다.

책에서 그는 다독보다는 예민한 촉수로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정독을 권하고 있지만

내가 느끼기에 작가님은 일반의 기준보다 훨씬 넘어서는 양의 책을 이미 접해 풍부한 지적 자양분을 바탕으로 거기에 독자를 생각하는 예리하고 섬세한 감각까지 겸비한 분이시지 않나 싶다. 부럽다.


그는

문학, 철학, 미술, 미학, 종교, 과학 등을 넘나드는 넓은 지적 스펙트럼으로


1. '시작은 울림이다'에서는 통찰(창의력)의 힘. 관점의 변화와 시선의 차이에 대해,


2. '김훈의 힘, 들여다보기'에서는 느림의 미학과 거기에서 발견되는 삶의 풍요로움에 대해,


3.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통찰'에서는 잔인할 정도로 적나라한 사랑에 대한 통찰과 분석,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과 깨어있는 영혼에 대해,


4. '햇살의 철학, 지중해의 문학'에서는 현재에 집중하고 순간을 살자는 실존적인 삶의 태도에 대해,


5.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는 삶의 가벼움과 무거움, 슬픔과 행복을 넘어선 절대의 아름다움에 대해,


6. '불안과 외로움에서 당신을 지켜주리니, 안나 카레니나'에서는 이전까지 아무도 밟지 않은 전인미답의 길을 나서는 모든 이에게 전하는 인간의 보편적 심리와 감정, 삶의 지혜와 같은 인생의 지도에 대해,


7. '삶의 속도를 늦추고 바라보다'에서는 깨달음을 얻기 위한 정진의 자세, 즉 돈오점수에 대해,


주제에 어울리는 인용문과 그림, 음악, 제작 광고들을 적재적소에 실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가슴을 치는 울림과 머리를 깨치는 영감들을 설득력 있게 펼쳐 나간다.


이 책은 그가 2011년에 진행했던 인문학 강독회를 책으로 엮어 출판한 글인데,

언젠가 나중에라도 그가 강독회를 한다면 꼭 참석해서 들어보고 싶다.


각 장마다 소개하는 다양한 인용문과 그 인용한 책들의 리스트를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조만간 꼭 읽어볼 책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판화가 이철수의 <산벚나무, 꽃피었는데-이철수 신작 판화 100선 전>

김훈 <자전거 여행 1,2>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우리는 사랑일까>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알베르 카뮈 <이방인>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올 겨울방학은 이 책들과 함께 나 또한 깨달음을 위한 정진, 돈오와 점수를 실행해봐야 하겠다.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어 뿌듯하고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다음에 읽을 <여덟 단어> 또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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